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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금산분리 금융산업 발전 막는다

최종수정 2007.07.19 10:58 기사입력 2007.07.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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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최근 국민연금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은 통상 경영권을 목적으로 하는 전략적 투자자보다는 재무적 투자자의 역할을 위주로 투자활동을 벌인다.

때문에 이번에 제기된 우리은행 인수방안은 의외의 아이디어이다. 이 같은 의외성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은행민영화가 깊은 딜레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은행 즉 우리금융지주회사는 이미 민영화 기한을 지키지 못하고 법 개정을 통해 그 시한을 한 차례 연장한 상태다. 이 같이 민영화가 지연되는 것에는 두 가지 요인이 결합되어 있다.

하나는 외국자본의 지배력 확대에 대한 우려와 또 하나는 금산분리(은산분리) 정책의 고수이다.

즉, 외국자본의 금융시장 지배력 확대에 대한 우려로 인해 또 다시 대형은행을 외국자본에게 매각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태에서 국내에서는 산업자본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전략적 투자자를 찾을 수 없는 현실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민영화는 지연되고 있으며 급기야는 국민연금의 은행인수 방안까지 제시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은행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영향력 확대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따른다.

하지만 적어도 외국계 자본의 추가적인 국내의 대형은행 인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면 은행소유규제 개선을 통해 국내 유휴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이제는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국제비교를 해 볼 때도 우리나라는 미국과 함께 매우 엄격한 금산분리를 취하고 있는 소수의 나라 중 하나이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우리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금융자본의 형성이 아직 미미하다.

그동안 금융전업기업가 제도 등의 실패 사례를 보더라도 현실적으로 산업자본을 배제한 채 새로운 금융자본의 육성은 쉽게 실현되기가 어려울 것이다. 산업자본 계열의 은행 지분 증가로 사(私)금고화를 우려하지만 현재는 과거와 같이 기업들이 차입금을 이용하여 무리한 사업 확장을 시도하는 상황이 아니다.

또한 여러 가지 형태의 감독강화를 통해 은행을 이용하여 사적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제어할 수 있다.

가령 민영화 시 특정 산업자본에 의한 소유 집중을 피하기 위해 상호견제가 가능한 복수의 과점적 대주주군이 형성되도록 소유구조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주주에 대한 정기적 감독 및 검사를 통한 동태적 자격심사(dynamic fit and proper test)를 강화하여 산업자본 계열 대주주가 부실 징후를 보일 때는 그 계열 관련 대출의 축소 및 금지를 명령할 수 있다.

한편 대주주의 위법 행위 시 의결권 제한을 포함한 제재조치를 강화하여 위법 행위의 비용이 편익보다 크게 할 수도 있으며 현재에도 은행의 사금고화를 막을 수 있는 충분한 제도적 장치가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의 감독강화 방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산분리라는 사전적(事前的) 규제 틀에 얽매여 국민연금의 은행인수라는 민영화의 취지에 어긋나는 방안까지 제기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적절한 규제의 울타리 안에서 산업자본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보다 건설적인 정책방향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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