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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억의 글로벌 진단] 외국박사 검증, 대학의 몫이다

최종수정 2007.07.16 14:19 기사입력 2007.07.1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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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주인 대학이 검증해야

최근 신정아 동국대 교수의 박사학위가 가짜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외 취득 박사학위의 검증강화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외국에서 얻은 박사학위 신고를 접수하는 교육인적자원부 산하 학술진흥재단(학진)에 검증능력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과 교수를 선발하는 대학이 직접 당사자를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당연히 고용주인 대학이 응모자를 검증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학진은 교육인적자원부 훈령에 따라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들의 학위신고를 접수해 학위필증을 교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해외 박사 취득 신고를 마쳤다는 의미일 뿐이지 학위취득을 증명하는 증명서는 아니다. 즉 학진은 외국 박사 취득자의 '신고접수기관'이지 검증기관이 아니다.

일년에 평균 1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해외 박사 취득 신고를 한다. 학진은  서류를 일일이 점검하고 이름이 알려져있지 않거나 미심쩍다고 생각할 경우 추가로 서류 보완을 요청한다. 그러나 팀장을 포함한 4명의 국제교류팀 인력이 하루에 평균 7건의 신고에 대해 외국대학에 연락을 취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명 외국대학에 연락을 취해도 개인정보사항이라 개인의 박사학위 취득여부에 대해 응답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반면에 교수를 선발하는 대학은 바로 인력을 쓰는 고용주다. 고용주 입장에서 응모자의 경력을 확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교육부 훈령때문에 대학은 자주 학진에 의심쩍은 외국 대학교의 경우 검증을 요청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엄밀히 따지면 대학은 학진에 응당해야 할 일을 떠미는 셈이다.

세계화를 외치고 외국의 각 대학과 교류를 강화하는 대학당국이 오히려 교수선발에서 응시자를 검증하면 훨씬 수월할 수 있다.

박사학위 지도교수의 추천서를 의무화하고 심사과정을 강화하면 된다. 또 고용주라는 당사자이기 때문에 응모자의 신상에 대해 정보를 요청하면 외국 대학도 정보를 제공할 수 밖에 없다.

원래 외국 학위 취득자의 국내 등록이 필요했던 것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러간다. 당시만해도 해외 유학생이 얼마되지 않았고 국비유학생도 많이 있어 이들의 사후관리 차원에서 등록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일년에 평균 1500여명이 해외 박사 취득신고를 하고 있으며 해외 유학생이 폭증했는데 언제까지 이들에게 등록을 권고할 것인가?

학진은 해외 박사 취득자가 작성한 박사논문의 공유와 통계목적에서 등록을 권고한다. 그렇다면 신고절차를 아주 간소화해야 한다. 졸업장과 논문만 학진에 제출하면 충분하다고 본다.

지난해 3월 필리핀과 러시아 가짜 박사 소동이 파문을 일으키면서 학진은 등록구비서류를 대폭 보강했다.

출입국사실증명서와 성적증명서 등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아무리 구비서류를 추가해도 현재 체제로는 가짜 박사를 가려낼 수 없다는 점이다.

필자는 작년 6월에 귀국해 학진에 박사취득 신고를 하는데 거의 반나절을 허비했다. 온라인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동사무소로 가서 출입국사실증명서를 발급받고 우체국에 가서 서류를 보내는데 들어간 시간이다. 매우 번거로웠다.

우리나라처럼 외국 박사학위 취득자에 대해 신고를 권고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 해외 유학생은 늘어만 가는데 언제까지나 가짜 박사가 발각될 때 마다 구비서류를 추가만 하고 있을 것인가?

안병억anpye@newsva.co.kr(케임브리지대학교 국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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