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연재소설/환락의 도시] 밤의 천사들 <30>

최종수정 2007.07.16 12:58 기사입력 2007.07.16 12:58

댓글쓰기

말 한 마디만 해도 곧 죽는 시늉까지 했던 미영이가 눈에 쌍불을 켜고 달려드니 이정민은 주춤 했다.

간뎅이가 부어도 단단히 부었다.

"너 이 새끼, 날 쳤어, 넌 이젠 죽을 줄 알아, 그래 다시 한번 더 쳐 봐라."

뺨을 맞고 쓰러졌던 희진이가 벌떡 일어나 정민의 멱살을 움켜잡고 대들었다.

이정민이 다시 희진이 뺨을 갈겨 버리자 비명을 지르며 거실 바닥으로 쓰러진 희진은 코를 맞아 코피를 줄줄 흐르고 있었다.

"저 새끼 봐라. 어디 와서 행패를 부리고 사람을 쳐."

희진이가 피 흘리는 것을 보자 친구들은 눈이 뒤집혀, 우루루 달려들어 이정민을 바닥에 넘어뜨리자 바닥에 깔린 이정민은 전부다 죽여 버리겠다고 소릴 지르며 발버둥 쳤다.

희진인 코피를 닦고 있던 손으로 이정민 뺨을 여러 차례 후려갈겨 버린다.

오히려 코피를 흘리고 있는 희진이 보다는 이정민 얼굴이 피범벅이 되어버렸다.

순식간에 집안은 피투성이가 되고 남녀가 서로 뒤엉켜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조용한 논현동의 주택가는 갑자기 싸움소리에 사람들은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곳은 밤업소에 출근하는 천사들이 대거 몰려 살기 때문에 마침 출근 하려던 아가씨들이 몰려들었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했던가.

아가씨들은 무기라 할 수 있는 날카로운 손톱을 세우고 씩씩거리며 싸움판에 끼어들었다.

"저 새끼, 뭐 하는 새끼야 죽여 버려?"

사람들은 잘못을 떠나서 약자 편을 들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와 여자가 싸움이 벌어졌다면 그건 물어 볼 것도 없이 여자 편을 들것이다. 

   
 

이정민은 몰려든 아가씨들이 끼어들자 눈이 휘둥그레지며 냅다 도망쳐 버렸다.

"저 새끼 도망간다. 저 새끼 잡아라."

희진인 도망가는 이정민을 잡으라고 소릴 지르곤 계단에 주저앉자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갑자기 당한 일이라 너무나 분하고 억울했던 것이다.

미영이는 자기 때문에 희진이가 당하자 어떻게 할 줄을 몰랐다.

"야, 이 미친년아, 지금까지 저런 병신 같은 새끼한데 얻어맞고 살았냐? 아이고."

희진은 느닷없이 날 벼락을 맞은  것이 너무나 억울하여 소릴 질렀다.

"언니, 미안 해."

"야, 이년아, 저 새끼하고 당장 헤어져?"

"알았어, 언니 당장 정리하고 방 빼 버릴 거야."

"방이고 뭐고 당장 헤어지란 말이야?"

"알았어. 언니, 당장 헤어질게. 언니 얼굴에 피 닦아야겠다."

미영이는 헤어지겠다며 수건을 가지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안되겠어, 저런 새끼는 아주 혼쭐이 나야 정신을 차릴 새끼야."

희진이는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었다.

치켜뜬 눈은 오뉴월에 서릿발이라도 칠 것처럼 매서운 눈빛이었다.

핸드폰을 꺼내들고 억울하게 당한 설움에 엉엉 울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 손채주 글, 이창년 그림


<ⓒ '오피니언 리더의 on-off 통합신문' 아시아경제(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