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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이명박 후보의 '이상한 셈법'

최종수정 2007.09.14 14:49 기사입력 2007.07.1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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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모양새가 우스워지고 있다. 한나라당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처남 김재정씨가 자기 당 경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측 의원들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당 경선에 검찰을 불러들이더니 수사도 시작되기 전에 자신들이 요구한 사항만 수사하라고 주문하는가 하면 고소를 취하할 듯 말 듯 오락가락하고 있다.

검찰은 관여하기 싫은 게임에 본의 아니게 개입하게 된 꼴이나 고소인이 취하하지 않겠다니 이래저래 수사는 불가피하게 되었다.

제기된 이후보의 '부동산 의혹'은 한나라당 내에서 규명돼야 했다. 그러나 이후보의 처남은 의혹을 제기한 사람을 검찰에 고소하였고 이후보측에선 뒤늦게 취하를 권고하는 등 호들갑이다. 김씨측 주장처럼 자신이 평생 일군 재산을 남의 것이라고 한다면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이후보의 처남도 처남이지만 이후보측의 장담은 더 가관이다. 이후보측 대변인은 "우리는 정치적으로 밀려 소 취하를 요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검찰 조사를 계기로 의혹을 털고 가려는 생각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고 이재오 최고위원도 "고발한 쪽에서 걸릴 것이 없으니 고발했지 뭔가 켕기는 사람들이 검찰에 조사해 달라고 했겠느냐"고 반문하고 "사안이 명백해 계좌추적이든 뭐든 할 게 없다"며 수사 방식까지 훈수를 두었다. 그러나 장담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고소 취하를 압박했고 거부당했다.

박후보측 대응 또한 만만치 않다. 박후보측 대변인은 "아무리 경선이라고 하더라도 같은  당의 의원을 고소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결국 동생이 보기 싫으니 와서 잡아먹으라고 호랑이를 안방에 불러들인 격"이라고 맹공하더니 "검찰이 수사의지를 밝히자 저렇게 혼비백산하고 있다"며 "계좌추적 등의 수사를 하는 것은 지극히 온당한 수사권의 발동"이라고 취하를 반대하며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10년을 별러 정권을 잡겠다는 정당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느낌이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왜 고소 취하를 압박했고 이후보측이 무엇 때문에 소 취하를 권유했는지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이후보의 처남이 고소를 취하하지 않겠다니 검찰 수사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미 &47538;실체적 진실규명을 통해 국민들에게 기준을 제시할 것&47539;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를 검찰에 맡겨 놓아서 만은 안 된다. 자초한 수사에 '이래라 저래라'시비하지 말고 제기된 의혹의 진실을 스스로 밝혀야 한다. 일부 잘못된 것이 있다면 솔직히 사과하고 국민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 설사 위기가 오더라도 국민에게 진실로 대하는 것이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최선의 길임을 알아야 한다. 후보는 바뀔 수 있다. 그러나 당이 무너진다면 그 결과는 자명하다.

한나라당의 검증청문회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나라당의 자체 검증능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기회다. 박후보는 오전에 3시간, 이후보는 오후에 3시간씩 청문회를 가질 계획이란다.

단 180분으로 무수히 제기됐던 의혹을 검증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또 검증위원장의 실토대로 검증위 자료 요구에 후보 진영에서 목록만을 제출하는 등 소극적이라니 실질적 접근이 가능할지도 우려된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면죄부를 주기위한 형식적인 통과의례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들의 눈에서 볼 때 안한 것만 못한 청문회가 된다면 민심이 멀어진다는 것은 자명하다.

'必死則生 必生則死(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살려하면 죽는다)'라 하였던가,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장수 오기가 집필한 병법서에 나오는 말이다. 이후보측은 낙마가 두려워 이상한 셈법으로 검증에 피해가는 또 한번의 자충수를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강현직 논설실장    jigkh@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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