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뉴제너레이션 뉴파워]'오너경영' 강점 업그레이드 시켜야

최종수정 2007.07.13 10:58 기사입력 2007.07.13 10:58

댓글쓰기

이건희 회장 강력한 리더십 어떻게 키워나가느냐가 관건
긍정적 시각 유지위해 사회와 우호적 관계 해법도 필요

"현재 우리 실정에서 오너가 회장이 아니면 회사가 흔들립니다. 은행ㆍ종업원이 불신합니다. 이게 현실이지요. 삼성은 내가 없어도 흘러갑니다. 그럼 뭐가 다르냐. 5년 후에는 흐물흐물해지고, 10년 뒤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겁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소위 '신경영' 선언 당시 쏟아낸 수많은 어록 가운데 가족(오너)경영 체제의 장점을 역설적으로 강조한 말이다. 이 회장이 신경영을 도입한 때가 1993년으로 10년이 넘었지만 삼성 오너경영체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삼성의 후계자로서 이재용 전무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가족경영'의 정당성여부다. 이미 '이재용의 삼성'을 그리는 데 어색하지 않은 시점에서 3대에 걸친 가족경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재용 전무가 풀어야할 최우선 과제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사실 고 이병철 창업주부터 이건희 회장에 이르는 2세대까지의 삼성은 바로 가족경영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03년 11월 <뉴스위크>판을 보면 삼성의 오너경영체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휘권을 물려받은 뒤로 이건희 회장은 대담한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유행의 선도를 중시하고 현실 안주를 기피하는 삼성문화의 건설에 앞장서 왔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활기찬 생명력은 책임감, 디자인, 품질관리를 개선한 그의 개혁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중략>… 삼성은 금융위기를 무사히 넘긴 유일한 재벌이었다.'

삼성의 부상이 워낙 인상적이다보니 콧대 높은 일본도 삼성의 가족경영에 대해 칭찬일색이었다.

2002년 9월자 <주간 다이아몬드>를 보면 '이건희 회장의 선견지명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주위에서 삼성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삼성은 장래를 내다보며 개혁을 한다는 점이다'고 이 회장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지난 2005년 3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한 호리에 다카후미 라이브도어 사장도 "일본 대기업들이 성장을 멈춘 것은 한국의 삼성 같은 강력한 지도자(오너)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실 가족경영의 성공모델은 비단 삼성 만의 예는 아니다.

유럽에는 가족경영을 통해 훌륭하게 기업을 성장ㆍ발전시키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스위스 기업의 10개 중 9개는 가족에 의해 운영되고 있고, 가족기업의 60%는 가족이 경영에 대해 완전한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실적이 상당히 좋다는 평가의 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웨덴의 '경주 최부잣집'인 발렌베리家다. 5대에 걸쳐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부자가문인 발렌베리 가문은 에릭슨, 사브, 일렉트로룩스 등 글로벌 기업들을 키워왔다.

150여년에 걸쳐 흔들림 없이 가족경영을 펼칠 수 있었던 대는 전대에 걸쳐 축적된 경영 노하우를 후대에 물려주고, 그 전통과 노하우를 한단계 발전시켜온 탁월한 오너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너의 확고한 주인의식, 가족 전통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리더십, 신속한 의사결정에 따른 과감한 투자 등으로 대표되는 가족경영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해 온 곳이 삼성이었다.

삼성내부에서도 가족경영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전문경영인은 아무리 혼신을 다해도 오너만큼 하지는 못한다. 삼성은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이 거대한 시스템을 유지시키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 이재용 전무다. 전문경영인은 이건희 회장의 바통을 받아 삼성을 끌고 갈 구심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삼성의 말대로 가족경영이 꽃을 피우려면 먼저 필요충분조건을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재벌가의 아들 선호 사상과 장자승계원칙이 강하기는 하지만 가족경영을 유지하다보니 가족간 경영권 다툼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외부인력 활용이 미흡하거나 창업세대의 기업가 정신이 퇴색이 되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다행히' 삼성의 후계자는 이재용 전무로 명시된 만큼 가족경영의 단점인 가족간 경영권 다툼은 피할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이 고 이병철 창업주에게 물려받은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변모시켰다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지금이다. 이재용 전무의 경영능력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과거 이 상무가 주도적으로 펼쳤던 e비즈니스의 실패를 예로 든다. 삼성계열사들은 이 전무의 인터넷 사업들을 대신 인수해 총 387억여원의 손실을 대신 떠안기도 했다.

또한 이재용 전무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썼던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발행에 대한 시민단체의 소송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시민단체에선 "교보생명의 상속세 납부액이 1338억원이고 대한전선의 상속세 납부액이 1355억원인데 교보매출액의 11배, 대한전선의 매출액의 97배나 되는 삼성 이재용씨가 납부한 증여세 총액은 고작 16억원이다"며 이 전무의 도덕성에도 문제를 제기해 놓은 상태다.  

지난 2003년 여름, 이건희 회장이 스웨덴의 발렌베리그룹을 방문까지 하면서 벤치마킹 대상이 됐던 발렌베리 가문의 경우 이미 100여년전 전부터 막대한 부를 자신들 만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번 만큼을 사회에 되돌려주는 것을 가문의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서양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빗대어 우리(기업인)에겐 널리 인류에게 도움이 되고자 애를 쓰는 홍익인간의 정신이 있다고 그의 수필집인 <이건희 에세이>에서 강조했다.

이 회장의 말 대로 곧 다가올 이재용의 총수 등극에 앞서 사회와 국가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해법을 찾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규성 기자 bobos@newsva.co.kr
<ⓒ '오피니언 리더의 on-off 통합신문' 아시아경제(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