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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茶의 美

최종수정 2007.07.13 12:08 기사입력 2007.07.1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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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차 향에 도가 묻어나네

은은한 차 향에 도가 묻어나네
차는 빨리만 외치는 현대에 느림의 미학

茶의 美
최석환 지음/차의 세계 펴냄/2만5000원

   
 
아스라히 내려앉았던 새벽 안개가 걷힌다. 두 사람이 텅 빈 공간에 마주 앉아 찻잔을 앞에 놓고 은은한 차 향에 취해 있다. 문 밖에는 아침 이슬이 살며시 문틈으로 스며들어 방안을 휘감고 방 밖의 찻잎에는 이슬이 맺혀 있다. 갓 우려낸 차 향기는 코끝을 스쳐치며 방안을 차 향으로 가득채운다. 

굳이 어려운 화두를 들지 않고서도 차 한잔의 아름다움을 느낄만 한 풍경이다. 옛 선현들은 이 맛에 반해 차를 벗하며 살았으리라.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차잎을 따고 차를 우리고 마시는 모든 행위를 차로 마음을 다스리는 '다도'라 칭하며 중요한 문화의 하나로 여겼다.

그래서 한국의 다도는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무례하지 않으며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어 선조들의 곧은 기개와 반듯한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차의 세계 제공
최근엔 웰빙 열풍에 편승해 차를 즐기는 인구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우리나라 차인이 500만에 이를 정도로 차는 이시대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차는 향기로움과 떫은맛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인생에 비유되곤 한다. 차는 이제 단순한 음료를 넘어 자연의 숭고함, 사람과 사람의 인연,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어 또 하나의 세상, 우주라 할 수 있다.

차잎이 피어나기까지의 자연의 힘과 그 찻잎을 따 도를 닦듯 정성을 다해 차를 덖고, 예를 다해 차를 우리고 나누는 이 모든 여정이 한 잔의 차에 담기는 것이다.

'차의 미' 는 우리 차문화의 중심에서 그 흐름을 읽어내는 차 전문가인 저자가  5년 동안 100곳의 선종사찰과 선승, 차인, 기인 등을 만나 차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차의 아름다움을 발로 뛰며 담아냈다.

특히 차의 세계와 인생의 희노애락을 찾아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차가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 다니며 기록한 생생한 차 문화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책은 단순히 차만 말하지 않는다. 새벽 이슬을 머금고 총총히 올라오는 찻잎에서 느끼는 '생명', 사계절의 순리에 따라 어우러지는 찻자리, 찻잔의 미학, 선(禪)과 차의 만남 등 차의 모든것을 미적인 감각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차는 우리고 서로 나누는 가운데 욕심이 없어지고 깨끗한 마음에 선이 깃든다"면서"차는 선과 한 맛인 '다선일미'"라고 강조한다.

빨리만을 외치는 현대사회에서 차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한 잔의 차는 소박함과 느림의 미학을 일깨워 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글ㆍ사진 조용준기자 jun21@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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