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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테크] 칙칙 폭폭~ 추억을 파니 고깃집 되네

최종수정 2007.07.06 10:58 기사입력 2007.07.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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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 한남역점 박순애 사장
긴 가게 역이용 기찻길 꾸며 '대박'
월매출 5000만원선…가맹점 문의많아

 "칙칙폭폭, 칙칙폭폭~"  누구나 한 번쯤은 시골 간이역에서 길게 늘어선 기찻길을 따라 걸어본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절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기찻길'. 삭막한 도시속에 아담한 추억의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다는 한남동 기찻길 연탄구이의 박순애(49) 사장은 맛도 맛이지만 특이한 인테리어로 짭짤한 성공을 거둔 주인공이다.

 한남동 단국대학교앞 골목길에 들어서면 가게 안쪽으로 철로가 이어진 '기찻길'이 보인다.

 도시 한복판에 기찻길이 있는 것이 신기해 철길따라 들어서면 '한남역'이라고 내건 매표소를 지나 구수한 연탄냄새와 고기 굽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이제 막 프랜차이즈 형태로 접어든 '기찻길'은 완전한 박 사장의 작품이다. 창업을 하겠다고 결심하자마자 눈에 띈 곳이 단대 앞 골목의 길죽한 모양의 가게터였다.

  "길 안쪽으로 길게 들어가 있는 지형이었어요. 고깃집을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고 주변 조사를 해봤더니 문을 여는 족족 망해나가기로 유명한 자리였다나요."

 창업 전 남편이 경영하던 무역회사가 실패한 경험도 있어 지인들은 모두 그를 말리고 나섰지만 그가 생각한 것은 '피하지 못할바엔 즐겨라'였다.

  "길면 기차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왕 가게 내부로 사용하지 못할바에는 과감하게 기찻길을 설치해 인테리어에 이용하자고 생각했죠."

 당장 65평 자리를 계약하고 점포비 포함해 총 2억원을 투자해 본격적인 가게 꾸미기에 들어갔다. 간이역 분위기가 물씬 풍기도록 입구에 이정표를 세우고 벽면마다 흑백의 기찻길 사진을 내걸었다.

 또 사진 밑에는 흑칠판을 길게 연결해 분필로 낚서를 맘껏 할 수 있도록 했다.

 "입구만 기찻길이고 들어와서 일반 음식점이면 서운하잖아요. 특히 칠판에 대한 호응이 좋아요. 아기 손님들이 낚서에 열중해 밥먹는 엄마들을 괴롭히지 않거든요."

또 숯불이 아닌 연탄불을 선택한 것도 추억에 목말라 있던 중장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루 450원짜리 연탄 35장이면 충분하고 겨울이면 온돌방에도 연탄불을 때기 때문에 숯불이나 가스불보다 연료비가 절반 이상 절약된다.

 주메뉴는 안창살, 갈매기살, 돼지갈비이지만 의외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박 사장표 '묵사발 냉면'이다.

 어릴적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기억을 되살려 냉면에 큼직하게 묵을 썰어 넣었다.

 작년 11월에 오픈해 월매출 4500만~5000만원에 수익률 30%. 요즘같은 불경기에 이만하면 나눠줘도 됐지 싶다.

 이제 1호점에 불과한 '기찻길' 한남역점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업체로 키우는 것이 박 사장의 소망이다.

 전문 프랜차이즈업체와 손을 잡고 진행중이며 이미 가맹문의를 해오는 곳도 있다.   

 "큰 돈을 벌기보다는 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가게가 이제는 생활이 되버렸어요. 새벽 3시까지 몸은 힘들지만 손님들과 어울리다 보면 사는게 이런거지 싶어요"라고 말하는 박 사장의 얼굴에 여유로운 웃음꽃이 핀다.
 

노지선 기자 blueness00@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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