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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통곡 ... 8년을 기다렸는데 두번이나 눈물을

최종수정 2007.07.05 10:58 기사입력 2007.07.0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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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을 기다려 온 강원도 평창이 캐나다에 이어 이번에는 러시아에게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국민적 염원을 모아 동계올림픽 유치에 재도전했던 평창 유치단은 4년이란 세월의 간극을 두고 되풀이된 '역전패 악몽'에 몸서리치고 말았다.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했던 프라하의 제11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장도 평창 유치단의 눈물은 4년이 지나 장소를 북중미 과테말라로 옮겼지만 제119차 IOC 총회장의 발표도 평창에는 똑같이 청천벽력처럼 떨어졌다.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고 2차 투표까지 간 과정, 곧바로 진행된 2차 투표에서 쓰라린 역전패를 당한 과정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닮은 꼴이었다.

승자가 밴쿠버(캐나다)에서 소치(러시아)로 바뀌었을 뿐 분루를 삼킨 비운의 패자는 두 번 모두 평창이었다.

4년 전 1차 투표 결과 평창은 51표를 얻어 밴쿠버(40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16표)를 제쳤다. 그러나 과반에 이르지 못해 잘츠부르크만 탈락한 채 평창과 밴쿠버가 2차 투표로 갔다.

다시 2차 투표의 뚜껑을 연 결과 밴쿠버 56표 대 평창 53표. 단 세 표 차이였다.

1차 투표에서 잘츠부르크를 지지했던 '사표'가 거의 대부분 밴쿠버로 흘러가면서 승부의 흐름이 뒤바뀌고 평창은 고배를 들었다.
이번 과테말라시티 총회에서도 1차 투표에선 평창이 38표를 얻어 소치(34표)를 제쳤다. 예상된 1위였다.

그러나 2차 투표 결과는 다시 역전이었다. 소치 51표와 평창 47표. 이번에는 네 표 차이.

숨죽인 채 발표를 기다리던 대표단원들과 멀리 강원도에서 애타게 낭보를 기다렸던 도민들은 모두 망연자실한 채 주저앉았다.

평창의 실패 요인은 준비가 부족해서도 아니고, 국민적 유치 의지가 적어서도 아니었다.

일각에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이하 세계육상)의 유치 성공이 결국 평창엔 부담이 되면서 이번 실패로 이어 졌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사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는 동.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권을 갖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그러나 연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천, 대구의 성공이 평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국제 스포츠계에 관행적으로 남아있는 '안배의 원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강하다.

양대 스포츠 이벤트인 하계올림픽과 월드컵축구가 명문 규정엔 없지만 대륙별 순환 개최의 관행을 고수하고 있고, 각기 다른 이벤트라 하더라도 메이저급 대회를 한 대륙 또는 특정 국가에 몰아주는 것을 '금기시'하는 경향도 세계 스포츠계에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4년 아시안게임과 동계올림픽이 같은 해에 열리고 세계육상도 시기적인 차이는 있지만 하계올림픽, 월드컵축구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고 있다면 세 개나 되는 메이저 이벤트를 같은 나라에 몰아준다는 게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IOC 위원들에게 '심리적인 부담'이나 '보이지 않는 거부감'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치전 막판까지 경쟁 도시들이 올해 들어 한국의 스포츠 이벤트 '독식'에 반기를 드는 네거티브 전략을 끈질기게 구사한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2007년 일본 오사카 세계육상과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2010년 광저우 하계 아시안게임이 잇따라 열리게 돼 동북아시아에 메이저 스포츠 대회가 지나치게 편중되는 것을 경계한 유럽계 표심의 견제도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평창이 두번이나 도전했지만 동계올림픽 유치에 끝내 실패함에 따라 한국 스포츠 외교력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뿐 만 아니라 동계스포츠 각 종목도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은용주 기자 yong@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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