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외국계 IT기업 복지 수준, 혜택 아닌 ‘감동수준’

최종수정 2007.07.04 16:13 기사입력 2007.07.04 14:46

댓글쓰기

미국 최고의 직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델타항공은 가족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이 회사 직원이 부친상을 당하면, 회사측은 직원의 가족들을 장례식장까지 모셔다주는 것은 물론 꽃과 함께 간부 명의의 위로편지까지 보내준다. 국내에 진출한 일부 외국계 IT업체들도 이에 못지 않은 복지수준을 자랑한다.

◆'에너지 UP' -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당신이 우리 회사의 'CEO(Chief Energy officer)'가 되어 주십시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박안나(30ㆍ여)씨는 이 말만 생각하면 갑자기 '에너지'가 솟구치는 느낌을 받는다. 올해 초 유원식 한국썬사장으로부터 선물받은 '에너지 버스'(저자 존 고든)라는 책의 첫장에 씌여진 글귀다. 회사 사장이 건네준 한 권의 책이 직원들을 감동케 하고, 그 감동은 그대로 회사에 활기를 불어넣는 활력소로 변한다.

한국썬의 복리후생 프로그램명은 '썬업(SunUp)'이다. '썬(Sun)임직원의 의욕이 향상(Up)된다'는 뜻을 갖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개성이 강하고 취향이 다른 직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면서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적 개념이 담겨 있다.

'썬업'은 5가지 차림표를 가진 카페테리아를 연상케 한다. 레저 카페, 배움 카페, 문화 카페, 생활편의 카페, 건강 카페 등이 그것이다. 이 회사 임직원은 연초에 동일하게 부여받은 마일리지를 자신의 생활 방식에 따라 융통성 있게 배분하면서 카페들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레저카페에서는 여행은 물론 놀이공원 및 숙박시설, 레저스포츠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배움카페는 교육비 지원, 학원 수강 및 도서 구매 등이, 문화카페에는 공연 관람, 문화행사 참여 등이 포함된다.

한국썬은 이같은 직원 지향적 복지시스템과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썬스타(SunStar)'등을 운영한 공을 인정받아 최근 '2007 한국 최고의 일하기 좋은 기업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고의 자산은 건강'- 한국EMC = EMC(대표 김경진)는 의료부문에서의 복리후생 수준이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EMC 직원이면 누구나 매년 무료로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생명보험과 의료비 보장보험에 직원 모두가 가입돼 있어 직원뿐 아니라 직원 가족이 입원하는 경우에도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직원은 물론 직원의 직계 가족도 입원시 1인당 연간 1000만 원까지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아울러 암 질환이나 뇌졸중·심근경색 진단을 받으면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1인당 2000만 원까지 지원해주기도 한다.

직원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받는 부분은 치과비용에 대한 지원이다. 연간 직원 한 가족당 100만 원까지 지원된다. 마케팅부 직원인 이송희(32ㆍ여)씨는 "이직을 결정할 때 치과 지원도 된다는 말에 감동했다"며 "입사한뒤 우선 레진 치료부터 받았다"며 하얀 치아를 드러낸다.

EMC의 복지 프로그램 명칭은 'CoC(Company of Choiceㆍ일하고 싶은 기업)'이다. 'CoC'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사운딩 보드'라는 전담팀이 구성되며, 각 부서를 대표하는 다양한 직급의 직원 10명이 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들의 주 임무는 직원들의 고충이나 희망사항 등을 수렴해 이를 제도개선 등에 반영하는 것이다.

EMC는 또한 '가이아(Gaiaㆍ대지의 여신) 룸'이란 이름으로 임산부, 수유부를 위한 휴게실을 사내에 운영하고 있다. 김순응 인사총괄 상무(46)는 "도덕성과 회사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다면 어떤 활동이라도 자유를 보장해주므로 직원 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결혼해도 문제 없어요" - 한국IBM= 기혼 직장 여성들은 보통 출산을 꺼려 한다. 산전ㆍ후 휴가 및 육아휴가가 법적으로 보장돼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직장 여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한국IBM(대표 이휘성)에는 이를 믿지 않는 여성이 없다.

IBM은 기혼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많은 배려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IBM은 대교, 하나은행, NHN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직장보육시설인 '푸르니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이 시설은 여성의 사회진출을 장려하기 위해 기업이 직원들의 육아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회원사들의 뜻을 합쳐 설립했다. 회원사들은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현재 서울 서초동, 경기 분당, 일산 등에 3개의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사내에 '산모 교실 및 수유ㆍ유축실'을 별도로 설치,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정부의 육아데이 프로그램에 참가해 매월 6일마다 정시 '칼 퇴근'을 시행하는 것도 IBM의 오랜 관행이다.

하지만 IBM 복지의 핵심은 바로 '재택근무제도'다. 이 제도는 지난 2005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해 이제는 IBM의 정식근무 형태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출산 전후로 6개월간 재택근무에 참여했던 김화영(33ㆍ여)씨는 "산모들이 가장 스트레스 받는 것 가운데 하나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임신해서 몸이 무거울 때 집에서 편안하게 업무를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의 축복이었다"고 회상했다.

◆“우리도 하나쯤은 특별하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 대표 유재성)는 '행복찾기 무료 카운셀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스트레스, 부부문제, 양육, 재테크, 대인관계 등 사원들의 심리적 고민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휴렛팩커드(한국HP 대표 최준근)는 '긴급자금 대출'제도가 특기할 만하다. 만 1년이상 근무한 정규사원에 대해 일시적 자금융자를 회사에 신청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긴급상황 정도를 A,B,C의 세 단계로 나눠 월급여 3개월분부터 자신의 퇴직금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이연호 기자 dew9012@akn.co.kr
<ⓒ '오피니언 리더의 on-off 통합신문' 아시아경제(www.akn.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