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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車 노조 '남의 밥그릇 뺏기' 생떼

최종수정 2007.07.04 11:28 기사입력 2007.07.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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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회사들의 일감이라도 빼앗아 오라?'

기아자동차 노사가 4일 본격적인 임금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노조가 주요 요구안 중 하나로 내건 '일자리 보장' 안이 노조와 조합원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타인의 희생을 아랑곳 않는 '대기업 노조 이기주의'의 대표적 사례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이번 협상에서 '기본급 12만8805원(8.9%) 인상', '생계비 부족분 명목 통상임금 200% 지급'과 함께 '모듈공장 사내 유치'를 주요 쟁점으로 내걸고 있다.

기아차 노조의 관계자는 "이번 파업의 최대 쟁점은 최근 판매부진으로 인해 공장가동률이 60%대로 떨어지면서 생긴 일자리 부족 사태"라며 "노사간 합의로 임금 보전 차원에서 보장된 잔업을 채우기 위한 공장 가동이 불가능해지자 최근 이를 직원 교육으로 대체하는 등 고육책마저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해외공장 신설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원화강세등의 여파로 국내 수출이 크게 줄면서 화성, 소하리, 광주 공장의 생산물량이 줄어든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용불안에 대한 위기감을 느낀 노조는 사내에 모듈공장 유치 등 일자리를 보장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나선 것.

노조 측은 "2009년이면 해외공장서 300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생산량 증가는 결국은 현지 조달 체제로 변화할 것이고, 이것은 곧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고용안정을 위해 모듈 공장 유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 같은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다른 전문 계열사 및 협력업체의 물량을 빼올 수 밖에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재 기아차에 납품하는 모듈부품은 현대모비스, 위아를 비롯한 중소 협력업체들이 공급을 맡고 있다.

만일 회사 측이 노조이 요구대로 모듈공장을 유치해 부품 생산에 착수할 경우 우선적으로 중소 협력업체에 떨어질 물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이들 기업의 경영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실상 중소 협력업체의 희생을 기반으로 일자리를 보장받겠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중소협력업체의 몫을 최대한 보장하고 현대모비스나 위아 등 주요 계열사가 공급하던 모듈생산을 돌린다 해도 이들 회사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뺏기는 마찬가지일 뿐만 아니라 생산성 저하라는 문제까지 불거진다.

기아차에 모듈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한 계열사 관계자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협업을 통한 일관체계를 갖춰나가던 추세를 역행해 다시 모듈부품을 다시 자체 생산으로 돌리겠다는 것은 스스로 경쟁력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자동차 부품 전문 생산화'라는 글로벌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노조의 주장은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갖춘다는 '정석'보다 당장 '남의 밥그릇을 가져다 배를 채우겠다'는 횡포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김정민·기성훈 기자 jmkim@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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