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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약세는 일본기업에 독(毒)?'

최종수정 2007.07.04 09:03 기사입력 2007.07.0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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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 결여로 기업 경쟁력 해친다

최근 엔화 가치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엔약세 기조가 장기적으로 일본기업들에게 득보다는 해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통화 약세는 수출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주기 때문. 그러나 통화 약세에 안주할 경우 창의성의 결여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곤  등 日 재계 리더 잇따라 엔 약세 우려 발언=구조조정의 귀재로 불리며 '닛산의 영웅'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카를로스 곤 닛산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일본을 대표하는 수출기업 리더들이 엔약세가 일본기업들에게 호재만은 아니라는 주장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3일 보도했다.

   
 
최근 1년간 엔/달러 환율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세계 최대 디지털카메라업체 캐논의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과 리코의 사쿠라이 마사미츠 사장 역시 최근 공식석상에서 일본기업들이 엔약세에 안주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미타라이 회장은 일본 최대경제단체 경단련 회장을 맡고 있으며 사쿠라이 사장은 일본경영인협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재계의 핵심 인물.

엔화 가치는 지난 2년간 달러 대비 10% 하락했으며 유로화에 대해서는 20% 빠졌다. 엔화 약세가 일본기업들의 실적을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면서 일본 기업들은 올해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를 거론하며 위안화 가치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일본 재계 지도자들이 엔화 약세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엔약세에 대한 일본 경영인들의 우려가 높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건설장비 부문에서 미국의 캐터필라와 경쟁하고 있는 히타치건설기계의 키카와 미치찌로 CEO는 "솔직히 말해서 엔화 가치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면서 "엔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경우 무역마찰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엔/달러 환율은 124.13엔까지 오르면서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4년6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유로에 대해서는 166.94엔을 기록,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5월에는 주요 통화에 대해 1985년 이후 22년래 최저 수준으로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엔저로 수입물가 상승 부작용도...기업 환율 전망 혼란=전문가들은 엔저 기조가 수입품 가격을 상승시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기업들의 원자재 비용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중견 제조업체 미쓰비시일렉트릭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 분기 영업이익이 6년래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원유와 구리, 알루미늄 수입가격의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일본 3대 백화점 체인업체인 미츠코시 역시 유럽에서 수입되는 물품의 가격이 10~20% 상승했다면서 올해 실적목표를 하향한 바 있다.

엔약세가 예상보다 깊게 진행되면서 일본 재계의 환율 전망에도 혼란이 일고 있다. 2일 공개된 대기업 경기체감지수인 단칸을 통해 주요기업들은 2007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114.40엔으로 올려잡았다. 이는 지난 3월 조사 당시 114.32엔에서 0.08엔 상승한 것이다.

재계 리더들은 일본 기업들이 엔 약세에 안주할 경우 비용 감축과 신제품 개발을 소홀히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닛산의 곤 CEO는 "엔약세에 만족할 경우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면서 "최근 시장은 엔화 전망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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