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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머나먼 공기업 혁신

최종수정 2007.06.21 12:29 기사입력 2007.06.2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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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ㆍ공공기관의 한심한 실태가 또 드러났다. 감사원이 95개 정부 산하기관의 경영혁신 추진 실태를 감사한 결과 적발한 115건의 위법ㆍ부당 사례는 이들의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간부들이 청탁을 받고 부당하게 16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는가 하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은 4년간 33억여 원의 상여금을 부당하게 지급했다. 이밖에 비자금을 조성해 접대비와 유흥비로 사용하는 등 예산 낭비와 감독 소홀로 빚어지는 갖가지 비리가 망라돼 있다.

어찌 생각하면 새삼스런 일도 아니지만 공기업 감사들의 이른바 '이과수 혁신 세미나' 사건의 파문이 채 가시지도 않은 때에 나온 이러한 감사 결과는 충격과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그동안에도 이런 비리가 종종 밝혀졌지만 끄덕없이 버텨온 게 공기업이었다. 업무는 과중하지 않고 보수는 많은 이른바 '신이 내린 직장'이어서 수백 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데 10만여 명이 지원하는 곳이 아니던가. 

공기업은 사기업에 비해선 효율이 떨어지고 일반 행정 부처에 비해선 정부의 감독과 통제가 느슨한 어정쩡한 중간 지대에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드러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수술을 미룬 채 '관행'이란 이름으로 계속돼 왔다. 공기업 간부 자리가 이른바 정권의 전리품으로서 '줄 세우기 정치'를 위한 보고로 기능해 온 탓도 있다. 이번에 드러난 사례들은 이런저런 관행과 인식에 제대로 된 혁신이 없으면 공기업의 제자리 찾기는 요원한 일임을 보여 준다.

지금은 치열한 경쟁의 시대요 개인이건 기업이건 변화와 혁신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다. 하지만 우리의 공기업은 딴 세상을 살고 있다. 개인이면 직장에서 잘리고, 기업이면 이미 망했을 이러한 비리와 경영 실패가 드러나도 책임지는 이 하나 없다. 관련 정부 부처들도 손을 놓고 있는 것만 같다. 책임의 소재를 분명하게 가리고 예산관리 등 감독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공기업의 혁신은 요원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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