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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자택경비 "청와대 안부럽네"

최종수정 2007.06.15 11:00 기사입력 2007.06.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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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시스템 중무장 24시간 자물쇠방범

'재벌가(家)의 자택을 사수하라!'

최근 한 재벌 2세의 집 안방을 드나들며 절도를 일삼던 사택 경비원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재벌가 경비시스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벌들의 자택은 대부분 물 샐틈 없는 철통 경비를 자랑한다. 구석구석 방범용 폐쇄회로 카메라(CCTV)를 통해 외부인의 접근을 통제하는 것은 물론, 감지기와 신호전송기 등 첨단 무인 경비시스템으로 24시간 경비체제를 갖추고 있다.

재벌 자택 인근이나 내부에 별도의 사택을 짓고 사설 경비원이 상주하는 경우도 많다. 경비업체는 재벌총수의 지인등 인맥으로 연결된 군소 보안업체의 용역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이태원동 자택은 삼성 계열사인 경비업체 에스원(S1)이 전담하고 있다. 무인 시스템 경비로 국내 1위의 시장 점유율(50%)을 보이고 있는 에스원은 이 회장 자택의 인력 경비까지 겸하고 있다.

에스원은 또 삼성 이재용 전무의 한남동 자택을 비롯, 삼성 로열패밀리들의 자택까지 밀착 경비하고 있다.

다만 삼성 신입사원 수련대회 등 굵직한 행사나 계열사 사옥 등 빌딩 경비는 인력경비 전문업체인 에스텍(STEC)시스템이 담당하고 있다. 에스텍은 에스원에서 인력경비 부문만 분사한 회사다.

개인 경호원을 두지 않기로 유명한 LG구본무 회장도 한남동 자택 경비 만큼은 철통(?)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경비 초소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잠시라도 기웃거렸다가는 두 세명의 건장한 경비원들로부터 추궁을 당하기 십상이다.

한남2동에 사는 한 주민은 "한남동에서만 30년을 살았지만 이웃 재벌들의 안마당도 구경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등 현대가 재벌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성북동은 경비업체들의 '천국'이다. 길에서 어쩌다 마주치는 이들의 상당수는 사설 경비업체나 관리사무소 직원, 저택의 가사 도우미들이다.

길가에 주차해 있는 국산 중소형 승용차들은 대부분 이들이 출퇴근 때 이용하는 것이라 보면 십중팔구 맞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

현재 성북동 부촌에 사는 재벌 1세대 및 중견기업인은 100여명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이 십시일반 설치한 공동 경비시스템이 눈에 띤다. 수십여대의 CCTV가 성북동을 드나드는 차와 사람의 움직임을 100% 파악하고 있다.

또 집집마다 설치한 무인경비시스템과 4개 주택단지 어귀마다 있는 사설 관리사무소가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한 관리소 관계자는 "단지 내 각 가정에서 매달 얼마씩 내는 돈으로 운영하는데, 3교대로 야간 순찰도 돌고 눈 치우기, 간단한 보수 작업도 한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재벌들의 자택 경비는 '청와대 보다도 한 단계 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철통 보안을 자랑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고양이에 생선을 맡긴 격'으로 빈번히 발생하는사택 경비원들의 절도 행각은 막을 재간이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경비업계도 빈익빈 부익부?

최근 경비업체들이 우후죽순식으로 늘고 있다. 14일 한국경비협회에 따르면 국내 경비업계는100여개의 무인시스템 경비업체와 2000여개의 인력 경비업체가 자리잡고 있다. '유령업체' 처럼 등록하지 않고 활동하는 업체들도 상당수 있어 정확한 집계는 어렵다.

하지만 이 가운데 회사 간판을 내걸고 제대로 된 영업을 하는 업체는 10%도 채 되지 않는다. 또 주요 재벌들은 2~3개 경비업체들이 독점할 정도로 구조가 양극화 돼 있다.

특히 인력 경비업체들은 대부분 군소업체로, 재벌총수들과 오랜시간 관계를 터 온 지인들이나 주변 인물을 통해 일감을 수주하는 '얼굴영업'이 대부분이다.

무인시스템 경비업체의 경우 에스원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의 30%는 캡스가, 20% 는 KT텔레캅을 비롯한 수백여개의 업체들이 나눠먹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재벌가의 90%는 에스원이 독점하다시피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스원의 매출은 2004년 5662억원에서 2005년 6267억원, 지난해에는 6828억원으로 3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어차피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대기업 계열사인 에스원을 따라잡기는 요원해 보인다"며 "VIP만을 위한 특화된 경비 서비스 등 차별화 된 모델로 독자적인 시장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비업체들은 고객 정보를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 사생활 보호가 기본 원칙이지만 특히 재벌이나 연예인등 유명인사들의 고객 정보가 새나가기라도 하면 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몇해 전 한 경비업체가 홍보수단으로 연예인 고객 리스트를 언론에 흘렸다가 계약파기 등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김진오 기자 jokim@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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