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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환락의 도시] 밤의 천사들 <7>

최종수정 2007.06.14 09:42 기사입력 2007.06.1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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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는 미라와 신애가 들어오지 않자 물었다.

"신애는 일찍 손님하고 외박 나갔고, 미라도 못 들어 올 거야, 동균이 오빠가 왔거든"

선영이가 말 하는 고동균은  조폭 건달로서 강남 역 부근에 그럴듯하게 사무실을 꾸며놓고 긴급자금 사채업을 하고 있다. 동균이 주변에는 크고 작은 전주들이 에워싸고 있어 하루에도 수십억씩 돌아가는 규모가 상당히 큰 사채 사무실이다.

"선영 언니, 오늘 한 판 때려야지, 언니는 은지 언니가 아프다는 핑계로 외박도 마다하고 들어 왔는데 적어도 외박 비는 벌어야 되는 거 아냐. 언니."

은영이가 한 판 하자는 것은 고스톱을 치자는 것이다.

"좋아, 나도 칠거야."

은지가 옆에 앉아 있다가 고스톱 얘기가 나오자 눈이 번쩍 뜨이면서 한 판하겠다고 나선다.

"참나, 언니도 미쳤쑤...."

"이젠 괜찮아, 이것 봐, 아무렇지도 안잖아..."

은지는 체조하듯이 두 팔을 위로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괜찮다고 한다.

"너 지금 제 정신으로 말 한거냐?"

옆에서 보고 있던 희진이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을 한다.

"그래라 그렇게 치고 싶으면 쳐라, 참새가 방앗간을 보고 그냥 지나가겠냐... 오늘 몸 아프다는 핑계로 하루 재 켰으니까 일당은 벌어야 되지 않겠어, 안 그래 은지야?"

   
 

선영은 그렇게 치고 싶어 하는 은지를 끼어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고스톱 판은 한참 벌어지고 시간은 얼마쯤 지나갔을까...

미라는 언제 들어왔는지 고스톱을 치고 있었고, 은지는 그 중에서 눈동자가 더욱더 빛나고 있었다.

"미라 언니 언제 들어왔어? 늦게 들어왔나 보네..."

어젯밤 들어오자마자 피곤하다며 쓰러져 잠을 잤던 연희가 일어나 미라가 고스톱을 치고 있는 것을 보곤 말을 했다.

"오늘 일요일이라 예감이 이상해서 새벽에 전화를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고스톱 친다고 하기에 동균이 오빠 혼자 자라고 하곤 후다닥 달려 왔다는 거 아니냐."

"아무리 고스톱도 좋지만, 동균이 오빠 혼자 자라고 달려오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어, 언니."

"괜찮아, 그 오빠는 이거 한번만 주면 그걸로 땡이야. 히히"

미라는 손가락으로 자기 다리 사이 그곳을 가리키며 말을 했다.

연희는 기가 막힌다는 듯이 피식 웃고 말았다.

바로 그때였다. 계단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니 현관문 앞에서 멈추곤 갑자기 조용해졌다.

"쉿~ 누가 왔나 봐!"

"그러게 신앤 들어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누구지."

미라는 한번 놀란 적이 있어 눈이 휘둥그레지며 손가락을 입술에 대곤 들릴 듯 말듯이 말을 했다.

아가씨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서 좀 도둑들이 득실거린다. 몇 달 전 이 시간쯤에 2인조 강도가 침입한 적이 있어 모두가 바짝 움츠리고 서로 눈빛만 교차된 채, 숨을 죽이고 있다. / 손채주 글, 이창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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