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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환락의 도시] 밤의 천사들<6>

최종수정 2007.06.12 12:59 기사입력 2007.06.1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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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이차를 가자고 했던 것을 단호하게 거절 하고 빠져나왔는데 손님은 건물 모퉁이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불빛에 번쩍 빛나는 눈동자가 예사롭지 않아 몸을 바르르 떨었다.

호랑이가 물어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라고 했던가, 태연 한척 어떻게 해서든지 이 자리를 빠져 나가야했다.

"어, 오빠, 오빠 화 많이 났나봐, 그래서 날 기다리고 있었구나?"

"그래, 널 기다리고 있었다."

"오빠 아깐 정말 미안해, 오빠가 싫어서가 아니고 친구가 아파서 집에 혼자 있기 때문에 그랬어, 미안해 오빠."

선영은 간드러질 정도로 애교스럽게 말을 했다. 곧 잡아먹을 듯이 날카롭게 빛나던 눈동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슬그머니 풀리고 말았다.

 풀린 눈빛을 본 선영은 안도의 한숨을 돌렸지만, 그래도 긴장을 풀어선 안 될 것 같았다.

"오빠, 우리 낮에 만나자? 가게에서 이차 나가면 이것저것 떼고 나한테 돌아오는 게 사실 얼마 안 되거든."

선영은 돈 때문인 것처럼 말했다.

"음, 그래, 그러니까 너 혼자 통째로 먹겠다. 이거구나. 하하하"

뭔가를 알았다는 듯이 껄껄 웃자 선영은 가느다란 한숨을 내뿜고 그때서야 긴장을 풀었다.

"응, 사실 그렇다고 봐야겠지."

"그럼 언제 만날까?"

   
 

"이번 주 일요일 오후에 오빠가 전화 해?"

"좋아, 그럼 내가 속는 셈치고 믿어 볼 테니까 만약 날 속였다간 그땐 난 책임 못 진다."

"오빤 속고만 살았어, 왜 사람을 못 믿어."

인상은 무섭게 생겼어도 마음 쓰는게 상대방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라는 게 역력히 들어나 보였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당장 이차를 나가자고 할까하다 양심상 그럴 수가 없어 연락처만 주곤 집으로 돌아 왔다.

언제 뒤따라 왔는지 곧 바로 희진이와 애들이 따라 들어왔다.

"선영아, 어, 네들도 같이 왔구나?"

은지는 거실에 혼자 앉아서 TV를 보고 있다가 친구와 동생들이 같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반가운 듯이 말을 했다.

"요즘 언니가 이차 삼차 가리지 않고 따 따불로 나가더니 결국은 병이 나고 말았네."

옆에 있던 영아가 빨아들인 담배 연기를 내 뿜으며 말했다.

"그렇잖아도 언니는 대단하다고 말을 했는데, 혹시 말이 씨가 되어 병난 것이 아닌가하는 그런 생각도 들더라니까, 히히..."

"그렇다고 병난다면 병 안날 애들이 누가 있냐?"

말대로라면 병나지 않을 아가씨들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미라와 신애는? 오늘도 외박 나갔니?"

은지는 미라와 신애가 들어오지 않자 물었다.

"신애는 일찍 손님하고 외박 나갔고, 미라도 못 들어 올 거야, 동균이 오빠가 왔거든" / 손채주 글, 이창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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