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보상 필요없으니 여기서 엄마와 살게 해주세요.”

최종수정 2007.06.11 09:27 기사입력 2007.06.11 09:25

댓글쓰기

"우린 어디서 살란 말입니까? 보상 따윈 필요없어요. 어머니와 예쁜 집짓고 오손도손 살고 싶을 뿐입니다."

장애1급인 허진탁(37ㆍ가명ㆍ장애1급)씨는 병점에서 월셋방에 어머니와 각시와 세식구가 단란하게 살고 있다.

허씨는 장애를 딛고 대학까지 나왔지만 그를 오라고 하는 회사는 단한곳도 없었다.

10여년전 허씨의 아버지가 아들의 장래를 생각한 끝에 화성시 동탄면 목리에 논을 장만했다고 한다. 무려 2000여평이나 된다.

하지만 그에겐 농사도 또한 시련의 연속이었다. 농사 일이 공부하는 것보다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열심히 농사를 지었지만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 생활비를 쪼개 열심히 모으며 소박한 꿈을 키워갔다. 하지만 한미FTA가 그의 소박한 꿈마저 앗아갔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그렇게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올해 조그마한 농가주택을 지을 여유가 생겼다.

홀어머니와 각시와 함께 살 조그마한 집을 짓기 위해 3년전부터 농지전용허가를 받으려했으나 차일피일 미뤄 지난 5월에야 허가를 받았다.

어렵사리 받은 허가였는데 '신도시 예정지'라는 복병이 그의 꿈을 가로막았다.

"나는 보상 따위는 필요 없어요. 단지 어머니와 어여픈 집 짓고 오손도손 살고 싶을 뿐입니다"

"허가난지 한달여만에 신도시 개발을 한다니 이게 무슨 날벼락같은 말이냐"

그는 장애인으로서 이 시대에 처절한 외침을 고하고 있었다.

 "보상은 저쪽에 가건물이나 상가를 지어놓은 외지 사람들이나 원하는 것이지 나같이 10년 넘게 여기서 농사짓고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아무 필요없습니다"

그는 땅에 대한 보상을 원하지 않았다. 단지 그에게 필요한 것은 자연 속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농사지으며 각시랑 단란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 뿐이었다.

"배울만큼 배웠는데도 사회에서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나에게 손내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마련해준 이 논만이 유일하게 나를 기다려줬습니다."

이는 정부가 이같은 어려운 실정에 처한 농민들을 헤아리지 않고 무조건 건축인ㆍ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건물들을 그대로 둘 경우 공정률 상승으로 건물보상비가 증가, 신도시 사업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로 인해 신도시 발표전에 신청한 동탄면 지역의 건축인ㆍ허가 관련 민원 처리가 유보되면서 민원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지난 한달동안 동탄지역에 신청된 건축 인ㆍ허가 관련 민원과 신도시 발표 직전인 5월 31일~6월 1일 신청된 관련 민원, 착공신고까지 받아 공사가 진행 중인 건축물에 대한 신속한 처리지침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오는 11일 건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5월 한달동안 화성 동탄지역에서의 건축허가ㆍ신고, 착공신고 등 건축 인ㆍ허가 관련민원이 464건 접수됐고 216건(46.5%)은 관련부서 협의지연과 신도시 발표 등으로 처리가 유보됐다.

동탄면 건축 인.허가를 담당하는 시 동부출장소 관계자는 "행정처리가 유보된 민원인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건교부 지침을 받아 승인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답변외에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정수기자 kjs@akn.co.kr
<ⓒ '오피니언 리더의 on-off 통합신문' 아시아경제(www.akn.co.kr) 무단전제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