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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금리협상권' 고객만 모른다

최종수정 2007.06.11 15:29 기사입력 2007.06.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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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용대출때 인하요구 권리 숨기거나 홍보안해

시중은행들이 고객이 신용대출을 받을때 금리할인을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일부러 숨기거나 홍보가 부족해 유명무실화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일부 은행에서는 자신의 신용등급에 변화가 있어 금리인하를 요구할 경우 오히려 지점의 기준에 따라 금리를 인상하는 등 주먹구구식 금리산정으로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고객들이 신용대출을 받거나 받은 이후 연장할 때 이를 협의해 금리를 낮추거나 고객 우대차원에서 금리를 할인해주는 금리인하 요구권이 거의 신청건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금융소비자에게 신용도 향상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2003년 정부에 의해 도입됐으며, 현재 모든 시중은행들이 실시하고 있다.

초기 대출이 이뤄진 뒤 은행거래 실적이 쌓이거나 소득수준이 높아졌을 때, 소비자가 이를 증빙하는 서류를 첨부한 '가계여신조건변경 신청서'를 작성, 거래은행에 제출하면 금리를 싸게 조정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들이 홍보가 부족하거나 일부러 대출상담을 할때 고지하지 않고 있어 이 혜택을 받거나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아는 소비자들이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시중은행 영업점마다 이같은 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를 신청하는지 따로 집계하지 않고 있으며 신청 횟수도 매우 적어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같은 제도가 있지만 신용등급이 눈에 띄게 올라가야 금리인하가 되기 때문에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실제 이 제도를 알고 신청하는 사람도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 역시 "이 제도가 시행된지는 오래됐으나 이 제도를 모르는 사람도 있고 신청건수도 많지 않다"며 "특히 신용상에 변화가 있어 금리 인하를 요구해도 이게 은행 기준에서 볼때 오히려 인상될 수도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 요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역시 이 제도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별도로 집계를 하지 않고 있으며 실적도 적은 편이라고 밝혔다.

현재 은행들은 '지점장 전결'이나 '본부심사' 방식의 경우 일단 시스템 내에서 신용등급 심사를 처리를 하나 지점장이 주관적으로 판단해 금리를 할인해주는 방식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지점장 전결 방식은 우량고객에 대해 지점장 재량으로 금리를 내려주는 것이며, 본부심사는 각 지점이 본부에 금리인하를 신청해 승인받는 방식을 말한다.

즉, 은행 지점에 신용대출 고객 상담을 받을 당시 고객이 금리인하 요구를 하면 시스템과 지점장 전결에 의해 금리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제도를 숨기기에만 급급해 결국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리인하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 보다는 지점장에 의해 받는 것이 대부분이라 주먹구구식 운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금융연구원 한 관계자는 "금리인하를 요청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이 은행의 횡포로 결국 소비자 권리가 침해받고 있는 것"이라며 "은행들은 개인 신용평가를 강화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금리 산정을 주먹구구식해 소비자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초희기자 cho77love@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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