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양수산 창업주 일가의 지분 매각이 부자간 재산 다툼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수업체인 사조산업과 피인수업체인 오양수산 모두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7일 오전 9시30분 현재 유가증권 시장에서 사조산업은 전일대비 2050원(14.14%) 오른 1만6550원에, 오양수산은 950원(7.12%) 오른 1만4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조산업은 이달 초 자회사인 사조CS를 통해 오양수산 지분 35.2%를 127억원에 인수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지난 석달 동안 장내에서 11.2%를 매입해 모두 46.4%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사조산업은 지난 해 대림수산 인수에 이어 경쟁사인 오양수산의 경영권을 장악하면서 맛살·어묵 시장 1위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고, 여기에 중소업체가 난립한 수산업종의 구조조정을 선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지난 4일과 5일 이틀 연속 주가가 14~15% 상승했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으나 급박한 경영권 분쟁을 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일단 오양수산의 지분 매각이 김성수 전 회장의 유지에 따라 이뤄졌고, 보유 지분도 오양수산이 46%대에 이르는 반면 아들인 김명환 부회장측(우호지분 포함)은 10%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자간 감정 싸움이 결국 회사를 경쟁사에 넘겨주는 사태로 초래된 것이 사회적으로 매우 안타까운 사건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아들인 김 부회장의 입지가 좁아진 만큼 결국엔 수순에 따라 최대주주인 사조산업이 경영권을 넘겨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양수산 임직원들이 고인의 장례식을 연기하고 사조산업과의 지분 거래 무효소송을 언급하는 등 반발이 만만치 않아 경영권 인수를 서두르지 않을 수도 있다"며 "오양수산의 현 경영체제를 인정하면서 긴밀한 상호협력 관계를 맺는 방법도 양사간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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