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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동산 테헤란로에서 쫓겨난다

최종수정 2007.06.07 12:26 기사입력 2007.06.0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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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동산 업체들이 테헤란로에서 쫓겨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테헤란로는 주변 빌딩마다 적어도 1곳은 기획부동산 사무실이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업계의 아지트와 같았던 곳.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유망한 회사라는 점을 과시하고 자신들의 상품을 고급스럽게 포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부동산에게 테헤란로 사무실 입주는 그동안  필수 조건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 업체들이 테헤란로를 벗어나 인근 지역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있다.
 
기획부동산의 폐해를 지적하는 잇따른 언론 보도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던 이들이 사무실을 이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건물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는 건물주들의 압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남역 6번 출구 인근에 사무실을 두고 있던 기획부동산 N사는 건물주와 재계약을 하지 못해 최근 서초4동의 한 오피스텔로 짐을 옮기고 회사를 정리했다.

선릉역 5번 출구 쪽에 자리하고 있던 H사도 양재역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선릉역 6번 출구에 있던 C사는 건물주가 재계약을 거부해 사무실 집기만 이삿짐센터에 맡긴 채 다른 사무실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대표적인 기획부동산 업체였던 삼흥 출신의 한 임원이 만든 G사는 양재역 근처로 옮겼고, D사와 S사도 사무실을 이전하는 등 테헤란도 일대를 중심으로 활약했던 대다수의 업체들이 불가피하게 인근 지역으로 철수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 기획부동산 임원은 "전 임차인에게 상당한 금액의 권리금을 주고 5000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인테리어를 한 뒤 테헤란로 사무실에 입주했는데 건물주의 요구로 2년만에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기획부동산 피해자소송 전문인 김용균ㆍ박창훈 법률사무소의 박정웅 사무장은 "피해자들의 늘어나는 항의 시위를 피하려는 도주 성격의 이전도 있지만, 건물주들이 건물 이미지 훼손을 염려하는 데다 입주해 있는 다른 회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기획부동산의 입주를 막기 시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서울에서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자 일부 기획부동산들은 부산, 대구, 대전 등 지방 대도시로 근거지를 옮기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기획부동산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지방에 내려가 서울에서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동네 아주머니들을 모집해 세뇌 교육을 시킨 뒤 친인척 등을 통한 판매를 유도하고 있다.

지방에 살고 있어 사실 파악이 어려운 지역 사람들에게 여주, 광주, 이천, 안성 등지의 쓸모없는 임야를 개발 가능한 땅으로 속여 서울에서보다 작은 단위(3000만~1억원)로 분할해 분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경진 기자 shiwall@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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