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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팩트]"선배, 1심보다 세졌는데요"

최종수정 2007.05.30 16:56 기사입력 2007.05.3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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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을 끌어온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있었던 지난 29일. 서울고법 404호 법정은 100여명의 사건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뒤섞여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이번 판결의 무게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법정은 재판 내내 엄숙한 분위기였다.

삼성측 관계자들이 왼쪽에, 취재 기자들이 오른쪽에 편을 가른 채 앉아 있었다. 앉은 자리는 비록 나뉘어 있었지만 이들 모두에게는 이번 판결이 1심보다 약해질 것이라는 '공통된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그런 예상을 하는 이유는 저마다 달랐다. 삼성측은 "법리상 하자가 없어 무죄를 확신한다"는 입장이었고, 기자들은 기존의 판결 관행에 자신의 예측을 기대고 있었다.

그 동안에도 기업인들에 대한 판결은 상위 법원으로 올라갈수록 약해지곤 했던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선고가 시작됐다. 주심 조희대 부장판사가 판결문을 읽어감에 따라 얼굴에 그림자를 잔뜩 드리운 이가 있었다. 에버랜드 측의 신필종 변호사였다.

그는 국내 최대 로펌 김&장 출신의 소위 '잘 나가는' 변호사다. 에버랜드 사건 뿐만 아니라 동시에 현대 정몽구 회장의 변호도 맡고 있을 정도로 스타급 변호인이다.

드디어 재판부가 피고인들에게 1심보다 중형을 선고했다.

신 변호사는 선고가 끝난 뒤 법원 기자실을 찾아와 "이런 건 처음 해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에 불과하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황하기는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재판을 지켜보던 한 기자는 혀를 내둘렀고, 또 다른 기자는 "재판부가 세게 나오는데"라며 놀라워 했다.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각각 징역3년, 집행유예5년, 벌금30억원에 처한다"라는 판결문 마지막 구절을 읽는 순간 기자들이 분주해졌다. 각자의 휴대폰을 빼들고, 서둘러 데스크와 연락을 취했다.

 "징역3년, 집유5년, 벌금30억원. 1심 때보다 세졌는데요" 

유병온 기자 mare8099@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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