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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日 불황극복의 힘 '기업의 기본기'

최종수정 2007.05.30 12:28 기사입력 2007.05.3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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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원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2007년 3월기 일본 상장기업의 당기순이익이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2007년도 일본기업의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8.7% 증가가 예상되는 등 5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는 등 일본경제가 '잃어버린 10년'에서 '부활의 10년'으로 확실히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특수와 디지털 가전이라는 신수요가 방향 전환의 계기였지만, 그 근저에는 잃어버린 10년 동안 갈고 닦아 온 일본 기업의 경쟁력 회복이 숨어있다. 첫째, 구조조정의 노력이다. 채산성이 악화되고 개선 여지가 없는 사업은 매각하거나 정리하고, 강점사업이나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사업에 자원을 집중 배분하는 소위 ‘선택과 집중’ 방식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경쟁기업과 사업을 통폐합하는 소위 '적과의 동침'도 과감하게 추진했다. 일본식 인사제도의 상징인 연공서열과 종신고용 방식도 과감하게 수술했다.

이러한 구조조정은 과거 일본이 성공 분야로 자부해오던 전자,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이 앞장서 실시했다.

그 결과 일본기업은 버블기의 부작용인 과잉설비, 과잉부채, 과잉고용이란 3대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적은 매출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을 위한 설비투자와 M&A 확대, 미래 수종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 등 공격경영으로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때 마침 '엔低'라는 순풍까지 불어주고 있다.

두 번째는 어렵더라도 연구개발과 혁신의 끈을 놓지 않고 부활을 준비했다. 평판 TV, DVD, 디지털 카메라 등 디지털 가전이라는 새로운 수요의 창출은 바로 연구개발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또 끊임없는 공정개선 노력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했다.

예를 들어 도요타 식의 개선 방식에다 일본 현장인력의 다기능성을 가미한 셀(Cell) 방식을 개발했다.

이 결과 기업들은 '일본의 제조력(모노즈쿠리 일본)'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 자신감은 곧 일본 국내 투자를 중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냈고, 얼어붙어 있던 투자심리도 풀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다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선순환은 일본 산업의 최대 강점으로 일컬어지는 부품ㆍ소재 산업에서도 예외 없이 형성되면서 더욱 큰 선순환을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대표적인 예로서 일본의 10년 불황이 지난 이후에도 LCD, PDP, 유기EL 등 평판 디스플레이 생산은 한국, 일본, 대만 3개국이 과점하고 있지만, 관련 핵심 소재나 장비 대부분은 경쟁력을 확보한 일본기업들이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한국과 대만의 기업들이 생산을 늘리면 늘릴수록 일본기업의 부품 수출은 덩달아 늘어나는 구조가 더욱 고착화된 것을 들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일본경제의 부활은 곧 일본 제조기업의 부활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에서는 원화절상, 과다한 가계부채 등으로 인한 고질적인 내수부진, 고임금 및 불안한 노사관계, 강한 규제 등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투자부진이 계속되면서 국가 경제도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저성장의 늪에서 잘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웃나라 일본의 예를 보면 오히려 지금이 과감한 기술개발, 상시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본기를 다지며 조용히 부활을 준비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이것이 잘 변하지 않는 주위 환경을 탓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로서 다가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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