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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조원 사회환원 깜짝 발표 왜?

최종수정 2007.05.22 17:07 기사입력 2007.05.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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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양형반영 의사에 부담

22일 열린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 대한 속행공판에서 지난해 약속한 1조원의 사회환원 약속 이행 방안이 갑작스레 발표된 배경에는 현 재판부가 현대차측의 사회 환원 이행 여부를 양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판부 사회환원 이행 양형에 반영=1심 재판부는 현대차의 사회환원 약속은 양형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취했으나 2심 재판부는 특정된 피해자가 없는 경제 범죄의 원상복구라는 측면에서 사회공헌 약속의 이행여부는 양형에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실제 지난 3월 27일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는 "현대차그룹의 1조원 사회환원 계획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알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재판부가 사회환원 약속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자 이를 공개하는 것이 재판에 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입장에서 이 같은 사회공헌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는 것인 적절하지 못하다는 판단아래 공개를 미뤄 왔으나 재판부가 적극적으로 내용 공개를 요구한 만큼 따르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4월 19일 발표한 '대국민 사과 및 사회공헌 방안'을 통해 정몽구 현대그룹 회장(28.1%)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31.9%)이 가지고 있는 글로비스 지분 60%를 전량 사회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당시 글로비스 주가는 주당 4만5000원대에 육박, 1조원에 달했으나 이후 주가 폭락으로 시가총액이 절반수준까지 떨어지면서 1조원 사회헌납 약속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의 전례없는 활황과 현대차 그룹의 적극적인 글로비스 주가 띄우기 노력으로 예전 수준까지 주가가 뛰어오르면서
재원마련이 가능해진 것도 이번 발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영승계 차질 우려=문제는 당장 사회환원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정의선 사장의 사재출연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경영승계 구도에 먹구름이 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차와 현대 모비스의 주력 3사간 순환출자구조로 연결돼 지배구조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중 한곳의 경영권만 확보해도 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

그간 정사장은 기아차 지분을 꾸준히 늘리면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지난해 비자금 사건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데다 최근 주가가 올라 지분확보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정회장이 이날 600억원의 본인 보유 현금을 내놓고 1200억원을 7년간 나눠서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은데에는 이 같은 고민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회복지재단에 전량 기부하겠다던 당초 계획이 '사회공헌위원회' 설립으로 수정된 배경에는 1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운용할 권한을 두고 사회단체간에 '아전투구'가 벌어질 경우 발생할 부정적 여론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에 앞서 8000억원의 사회환원을 단행했던 삼성 또한 조성된 기금을 모두 교육부의 위탁 관여없이 독자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투명성 보장을 위해 노력한바 있다.

김정민 기자 jmkim@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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