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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비상등 켜진 올여름 전력 사정

최종수정 2007.05.27 13:03 기사입력 2007.05.2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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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채 주필

10여년전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해가 있었다. 한여름밤에 시원함을 안겨주는 청량한 매미소리마저 짜증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더웠다. 당시만해도 에어컨을 갖추지 못한 가정이 상당수였다.

그래서 어느 한 가족은 더위를 견디다 못해 모두가 밖으로 나왔으나 여전히 더워 집앞에 세워둔 차안에 들어가 에어컨을 틀어놓고 1시간 정도를 버텼다는 일화도 있었다.

그 다음해 에어컨 보급률이 대폭 올라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지구온난화 탓으로 올여름 더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거의 전 가정에 에어컨이 보급돼 있어 피부로 느끼는 더위는 과거보다 훨씬 덜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올 여름 전력 사정에 비상 경보가 켜졌기 때문이다.

올 여름 순간 전력 최대 수요는 사상 처음으로 6000만㎾를 넘어 6150만kW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역대 최고점인 지난해의 5899만㎾보다 4.3% 늘어난 수치다.

수요증가에 비례하여 전력 공급 시설용량도 덩달아 늘어나면 문제가 없을텐데 그렇지 못해 전력예비율이 지난해의 10.5%에서 9.8%로 낮아지게 된다.

전력예비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지게 되는 것은 1997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15% 안팎의 전력예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보는데 이보다 훨씬 낮으니 전력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한전으로서는 걱정이 앞설수 밖에 없다.

공급 가능한 최대 전력량에서 최대 수요를 뺀 전력 여분이 고작 604만㎾밖에 되지 않으니 우연치 않게 시설용량이 큰 원자력발전소 한 기라도 고장이 나면 낭패를 당하지 않을 수 없는 어려운 처지다.

한전은 부랴부랴 전담팀을 구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대책이라야 전력수요가 최고조에 이르는 7월과 8월에 고객들이 가급적 전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력수요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이른바 전력수요관리 이외에 다른 뾰족한 대안이란 있을 수 없다.

발전소를 입맛대로 즉각 건설할 수도 없거니와 건설중인 발전소의 조기 완공도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한전의 전력수요관리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것이다.

한전은 여름철 피크기간에 수요관리를 통해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실현한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 이외의 전력회사로는 최초로 지난해 3월 미국부하관리협회(PLMA)가 주관한 국제수요관리상을 수상할 정도로 수요관리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전력설비 투자비용과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게 하는 수요관리는 전력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와 함께 에너지 가격상승, 교토의정서 발효 등의 영향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증대될 전망이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수요관리는 고객의 전기 사용 패턴을 변화시켜 전기사용을 합리적으로 유도한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없이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한전은 장기적인 전원 안정성 확보에 보다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발전소의 적기 준공과 송변전 설비의 적기 보강 및 고장 예방활동을 강화해 원천적으로 전력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국제적인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친환경 기술개발과 저탄소배출형 전원 확대,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에도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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