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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 막자고 CD기 이용한도 축소?..."이건 아니잖아"

최종수정 2007.05.22 08:26 기사입력 2007.05.2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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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김모(41세 여, 회사원)씨는 A은행 카드 대금 150만원이 연체됐으니 신용상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빨리 입금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김씨는 A은행의 카드를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지만 타인이 불법으로 사용했을지 모른다는 불길함에 전화를 한 회사 측의 직원과 상담을 했다.

하지만 일단 카드번호를 불러달라는 직원의 말에 순간 전화사기임을 알게 된 김씨는 다시 확인해보겠다며 전화를 끊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한다.

이같은 전화를 통한 금융사기를 막기 위해 금융권이 현금자동입출금기(CD, ATM) 이용한도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은행 실무 담당자들은 회의를 열어 현금자동입출금기를 통한 현금인출과 계좌이체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은행연합회는 실무작업반을 구성해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금자동입출금기 이용한도 축소가 고객의 불편만 가중시킬 뿐,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자동화기기 이용 한도는 금감원 권고안인 현금인출 1회 100만원, 1일 1000만원, 계좌이체 1회 1000만원, 1일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은행 자율로 결정된다.

여기서 한도를 더 줄인다면 특정 액수 이상의 현금이 꼭 필요한 고객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원 박모(33세 남)씨는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큰 액수를 이체해야됐지만 현금인출 및 계좌이체 한도 때문에 오히려 결제금액의 일부를 연체시켜 본 경험이 있다"며 "불법금융거래를 막는 것도 좋지만 어느 정도의 현금이 꼭 필요한 고객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사기범이 현금 인출한도 내에서 범행을 행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현금 이용한도 축소가 근본적인 방안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은행 영업시간 외에 거액을 인출하거나 이체할 경우 이용회수가 늘어나게 돼 그만큼 수수료 부담이 커진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모씨는 "언론 등을 통해 금융사기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런 전화를 받게 되니 순간적으로 당황해 나 역시 속을 뻔 했다"며 "고객들의 주의와 업계의 홍보도 중요하지만 금융사기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강력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언론 등을 통해 고객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업계에서 금융사기범을 적발하거나 사기행위를 원천적으로 막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금 이용한도를 줄이게 되면 고객들의 불만과 불편만 커질 수 있으므로 외국의 사례를 좀 더 분석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부원 기자 lovekbw@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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