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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재계프리즘]구본무 회장과 디자인, 그리고 프라다폰

최종수정 2007.05.21 10:04 기사입력 2007.05.2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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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 회장의 올해 화두는 단연코 '디자인' 경영입니다.

구 회장은 이달 초 LG전자와 LG화학의 디자인 연구센터를 방문해 “그룹의 경쟁력을 ‘고객의 감성을 터치하는 디자인’에 집중하라”는 등의 소위 ‘디자인 경영’을 역설했습니다.

구 회장의 회동에는 남용 LG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사장, 권영수 LG필립스LCD사장 등 주력계열사 최고경영진이 동행해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공부’했다고 합니다.

특히 구본무 회장은 그룹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LG전자와 LG화학의 실적이 악화된 지난해부터 부쩍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 회장은 지난해 4월에도 역삼동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와 LG화학 인테리어디자인센터를 방문, 일주일 간격으로 주력 계열사의 디자인 현장을 방문하는 디자인 경영을 펼쳐 화제를 모았습니다.

당시 이 자리에서 "고객의 감성을 사로잡고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시킨 디자인을 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번 구 회장의 디자인 센터 방문은 지난해에 강조했던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점검하고 재차 강조하는 차원이 큽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디자인만이 미래의 경쟁력”이라며 향후 LG그룹의 전략이 디자인으로 집중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단순히 그룹 총수가 계열사를 방문해 임직원의 노고를 격려하는 일반적인 관행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구본무 회장은 역삼동의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LCD TV· PDP TV·모니터 등 디스플레이제품의 두께, 버튼조작 등과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내부공간 디자인까지 일일이 살피며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다고 합니다.

또한 여성 및 중장년층 고객의 사용 편의성을 높인 차별화된 휴대폰 디자인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재계에선 구 회장의 디자인 경영을 강조하고 나선데 대해 “LG가 기술 경쟁에 이어 디자인 경쟁을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원을 찾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G측에서도 디자인을 통해 톡톡히 재미를 봤던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초콜릿폰과 샤인폰의 성공으로 디자인의 중요성을 재차 인식하게 된 거죠.

구 회장의 디자인 경영 덕에 LG전자의 디자인 경쟁력도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지난 3월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상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LG전자 29개 제품이 한꺼번에 상을 거머쥔 것도 구 회장의 디자인 사랑이 빛을 본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특히 야심작인 프라다폰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수상하기까지 했습니다.

LG전자측도 ’디자인이 핵심 경쟁력이 됐다’는 지적에 부인하지 않습니다. 현재 LG전자의 디자인은 단순히 외형의 미적 감각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사용자편의성(UI)을 첨부하는 소위 ‘유니버셜 디자인’을 채택해나가고 있습니다.

예컨대 터치 키 두 개가 눌러지더라도 원하는 버튼만 작동토록 한 초콜릿폰, 소파에 앉아서도 온도가 쉽게 보이도록 선명한 액정표시창을 단 에어컨, 도어를 쉽게 개폐할 수 있는 홈바가 적용된 냉장고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죠.

이는 구본무 회장의 고객의 감성에 어필하고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내놓으라는 주문이 주효했다는 주장입니다.

명품패션업체인 프라다와 손을 잡고 내놓은 프라다 폰 역시 구 회장의 디자인 사랑이 반영됐다는 겁니다.

프라다폰은 기획당시부터 철저하게 프라다의 디자이너들과 공동으로 컨셉을 잡고 글자체는 물론 색깔까지도 꼼꼼히 체크하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시장의 반응은 좋은 편입니다. 88만원의 고가임에도 불구, 프라다폰은 지난 15일 공식 출시된 뒤 LG텔레콤에 1차로 5000대가 공급돼 거의 대부분이 판매됐다고 합니다.

공짜폰이 난무하는 요즘, 테크노마트, 용산 아이파크몰 등 일부 전자상가에선 웃돈까지 얹혀 팔리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디자인 경영을 통해 높은 성과를 올리는 기업에는 반드시 뛰어난 다자인 안목과 강력한 의지를 가진 CEO가 존재한다"고 분석합니다.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복귀와 함께 디자인을 핵심 경영 아젠다로 설정하고, 아이팟 등 강력하게 디자인 경영을 추진해 회사를 회생시키고 고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구본무 회장의 디자인 경영을 최대한 승화시킨 LG전자의 야심작 프라다 폰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이규성 기자 bobos@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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