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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시각] 현대기아차 위기는 내부에?

최종수정 2007.05.21 12:29 기사입력 2007.05.2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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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그룹이 위기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의 현금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에서 비롯된 이번 사태는 한때 기아차가 발행한 회사채 거래가 중단되면서 더욱 증폭됐었다.

급기야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직접 "위험한 상태가 아니다"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현대차그룹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기아차의 위기설에는 '차별화된 전략을 갖지 못했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현대차만 해도는 베라크루즈를 시작으로 고급형 승용차를 잇따라 출시하며 도요타의 렉서스와 같은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기아차는 대중적인 브랜드 전략을 구사한다. 품질도 괜찮지만 가격 경쟁력도 충분한 차량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추진해온 전략의 연속선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 차량의 품질은 물론 가격경쟁력, 브랜드 인지도, 애프터서비스 등을 따져볼 때 우위에 있다고 할 만한 것이 없다. 게다가 유럽, 미국, 중국 등에 공장을 지으면서 많은 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같은 표면적인 부담들과 함께 현대기아차는 심각한 내부적인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충성심)가 떨어진다. 직원들 사이에 "회사를 위하기보다는 경영진을 위해야 출세할 수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실력보다는 의전을잘해야 살아남는다"는 말은 임직원들의 생존철학처럼 돼 버렸다. 이같은 로열티의 부재는 정 회장의 독특한 인사스타일과 직원들에 대한 처우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다.

정 회장이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비리를 저지르면 가차없이 인사조치를 취하는 것은 지금의 현대차를 일군 그만의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체계화된 시스템보다는 그때 그때의 상황논리에 의해 이뤄지는 인사와 그룹내부에서 암암리에 존재하는 줄세우기는 인재 발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임직원들은 또 평생 고생하는 것에 비해 회사의 처우는 매우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해외에 근무하는 주재원들의 경우 다른 국내 기업 직원들에 비해 떨어지는 근무환경을 뼈저리게 느낀다.

한 주재원은 "다른 기업들은 회사와 집을 모두 강남에 잡아주는 데에 비해 현대차 직원들은 회사는 강남인데 상계동에 살아야 하는 정도의 처우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정 회장의 구속사태로 엄청난 경영공백 상황에 빠졌었다. 이제는 최고경영자의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변신해야 한다. 제대로 된 평가 시스템과 그룹의 위상에 걸맞는 인재 육성 정책이 절실한 이유다.

'삼성맨'은 다른 기업들이 스카우트 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는 대상이 됐고, '대우맨'은 그룹이 분해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경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하지만 정주영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후 '현대맨'은 사실상 사라졌다. '현대차맨'이란 단어가 만들어지고 세상에 회자될 때, 현대차그룹도 건재할 수 있다. 

조영주 증권부차장 yjcho@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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