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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정위원장의 '불공정 발언'

최종수정 2007.05.21 12:29 기사입력 2007.05.2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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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삼성이 모범적인 지배구조로 바꾸는 사례를 보여줬으면 한다"며 희망사항을 말했다.

최근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 러시에 삼성도 동참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온 것이다.

권 위원장은 지난해 11월에도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으로 정리돼 지주회사 체제로 가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다.

내셔널 챔피온 삼성을 향한 공정위원장의 거침없는 하이킥은 지주회사 체제를 최선으로, 환상형 순환출자는 극악으로 여기는 개인적 신념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권 위원장의 신념이 옳을 수도 있다. 그가 여전히 법학자의 신분으로 남아 있었다면 더욱 그렇다.

권 위원장의 삼성을 겨냥한 발언들이 다소 위협적으로 들리는 것은 그가 '경제 경찰'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체제를 바람직한 기업 지배구조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재벌의 독점을 우려해 지주회사제도를 법으로 금지해오다 IMF체제 이후에야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설립이 허용됐다.

국내 대기업의 환상형 순환출자는 문제가 많다.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통해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를 통제하는 기업지배구조는 개선돼야 한다.

그렇더라도 이는 시장에서 결정될 문제이지 경쟁 당국 수장이 관여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지주회사와 순환출자 중 경쟁력이 없는 구조는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다.

공정위원장은 늘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경쟁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 최고"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볼 일이다.

이재호 기자 haohan@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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