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계열사 관리를 위한 조직개편, 오른팔 전면 포진 감시기능 강화에 나서
구본무 회장, 강유식, 김쌍수, 한명호 (주)LG소속 친위대 계열사 파견..실적관리
최태원 회장, 순수지주회사에 구조본 성격 ‘투자관리실’ 편입...박영호, 김태진 포진
허창수 회장, 계열사 실적 모니터링 맡은 ‘사업지원팀’강화...사촌동생 허영수 영입
지주회사로 전환을 했거나, 전환을 선언한 LGㆍSKㆍGS 등 3개 그룹 총수들이 일제히 ‘친정체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주회사 소속 인사들을 통해 계열사의 실적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에 따라 계열사별로 관리 및 통제 기능이 약화됨에 따라 지난해 계열사들의 실적악화가 이어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구 회장의 측근인사들에게 계열사들을 꼼꼼히 챙겨 확실한 성과를 내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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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회장 |
구본무 회장의 최측근인 재무통 출신 전문경영인인 강유식 ㈜LG부회장을 지난 3월 LG상사의 등기이사로 선임하고 자원개발 프로젝트 등 대규모 사업의 진척여부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부회장 출신의 김쌍수 ㈜LG 부회장도 LG마이크론과 LG이노텍의 사내이사를 맡아 LG전자의 주요 부품 계열사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 계열사의 사내이사는 LG전자의 부사장급이 맡은 것에 비교하면 구본무 회장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이들 계열사간의 상호의존관계가 점차 높아지면서 그룹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LG마이크론은 LG전자 PDP TV에 들어가는 PDP 후면판 100%를 생산하고 있고, LG이노텍은 휴대폰용 LCD모듈과, LCD칩을 사용한 램프 등을 LG전자에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의약품개발회사인 LG생명과학에는 한명호 ㈜LG부사장, 통신 분야의 LG데이콤에는 남영호 ㈜LG 부사장이 각각 등기이사로 있다. 특히 한 부사장은 ㈜LG의 경영 관리팀에 있으면서 구본무 회장의 신임을 받아 지난해 말 인사에서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2단계 전격 승진하기도 했다. 한 부사장은 또한 LG생활건강, LG석유화학 등 화학 계열의 등기이사이기도 하다.
◆ 최태원 회장, 구조본 성격 관리통제기구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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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
하지만 지주회사 전환으로 투자회사관리실은 SK에너지(현SK㈜),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 E&S, SKC, SK해운, K-파워 등 7개 주요 사업 자회사를 직접 관리하면서 사실상 SK글로벌 사태이후 폐지된 구조조정본부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신설된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SK경영협의회가 폐쇄됨에 따라 사실상 최태원 회장의 입김이 작용하는 기구는 기업투자관리실이 유일무이한 상황이다.
투자관리실의 인사가 대부분 최 회장이 직접 발탁한 최측근으로 구성된 것만 봐도 친청체제 강화의 뜻을 읽을 수 있다. 박영호 투자관리실장은 최태원 회장의 시카고 대학 동문이자, 미국 시카고대학 유학 시절 노태우 전 대통령 딸 노소영씨를 소개시켜 준 인물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에서 몸담고 있는 그를 최 회장이 직접 발탁 SK(주) MR사업추진본부장(전무)으로 불러들였다.
SK아카데미원장 겸 HR지원담당인 김태진 상무도 투자회사관리실 부실장으로 포진해있다. 최태원 회장과는 고려대 동문인 김 부실장은 과거 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 부장을 맡았고, ‘SKMS(SK의 경영대전)’의 성지라 할 수 있는 SK아카데미 원장을 맡아 그룹 개혁을 이끌고 있어 그룹 내 위상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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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그룹 회장 |
허 상무는 GS홀딩스 지분 2.98%도 갖고 있다. 그는 미국 철강회사 파웨스트스틸 이사를 거쳐 CSFB리서치, 국민은행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금융통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허창수 회장의 셋째 동생인 허명수 씨가 올해 초 GS건설 부사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 동안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아온 허 사장은 앞으로 김갑렬 우상룡 사장과 함께 삼두체제를 구축해 경영을 해 나갈 전망이다.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허 사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GS홀딩스 지분 1.94%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선 "총수들의 친정체제 강화는 지주회사 전환에 따라 계열사별로 관리 및 통제 기능이 약화됨에 따라 총수들의 측근인사들로 하여금 계열사들을 꼼꼼히 챙겨 확실한 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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