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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구조조정? 아! 못살겠다"

최종수정 2007.05.14 15:32 기사입력 2007.05.1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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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A(43)씨는 얼마전 15년간 다녔던 회사를 그만뒀다.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 바람이 불었던 탓이다. A씨는 "입사이래 연구실에서 틀어박혀 세상 돌아가는 물정도 모르는데 구조조정 대상이 돼 그만둬야 했다"면서 "아이들은 자라고 있는데 무엇을 해야할 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주가가 연일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정든 회사를 떠나는 직장인들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IMF식 정리해고 한파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기업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합종연횡식 인력 재배치를 실시하면서 자발적인 퇴사가 늘어나고 있는 것.

삼성SDI와 LG전자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업무 효율성 제고라는 취지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실시되자 이직이나 전직에 나선 인력들이 늘어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LG전자가 각각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돌입하거나 사업부간 인력 재배치나 순환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구조조정 역풍이 여타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팬택계열이 최종적인 기업개선작업에 착수하면서 고위 임원 숫자의 절반 가량을 줄인데 이어 삼성SDI와 LG필립스LCD 등 PDP 생산업체들은 부진한 실적을 들어 인력 감축은 물론, 본사 이전 등 회사 안팎에서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대기업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달 퇴사한 김민수 씨(45)는 "억단위 퇴직금을 받았지만 재취업이 안될 경우 이를 고스란히 까먹을 수 밖에 없어 막막하다"면서 "그나마 '기업의 별'인 임원들이야 중견기업이나 거래처에라도 갈 수 있지만, 어중간한 직급을 가진 부하 직원들은 창업 외에는 별다른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광풍은 결국 중견기업이나 하청업체의 연쇄 구조조정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그나마 두둑한 퇴직금이라도 챙길 수 있는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저임금 체제인데다가 대기업에 종속된 사업을 펼치는 경우가 많아 '갑'의 구조조정 대가는 '을'에게는 몇배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

일례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은 글로벌 시장에서 휴대전화 판매가가 점차 낮아지자 부품업체에 가격을 낮춰줄 것을 강요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다 공동 개발 프로젝트의 일방적인 철수나 제품 공급업체 변경 등 부품업체 길들이기도 한창이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 역시 비용 줄이기에 나서면서 퇴직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휴대전화 부품 업체 고위 관계자는 "요즘 들어 원가를 낮춰 공급하라는 주문에 차마 사업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결국 그만큼의 손실은 하청업체로 이어져 직원 숫자를 줄여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수길 기자 sugiru@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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