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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텔레콤, 몸값만 부풀리나

최종수정 2007.05.14 08:26 기사입력 2007.05.1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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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망 투자·마케팅 줄이고 사업 포트폴리오는 늘리고

최근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 하나로텔레콤이 통신망 투자는 미룬 채 몸값 부풀리기에만 관심을 기울이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은 올해 설비투자(CAPAX)를 전체 매출 대비 18%인 투자 가이드라인에 맞춰 집행할 예정이다. 하나로는 2008년 이후부터 CAPAX의 매출 대비 비중을 15%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이어서 투자액은 제자리 또는 소폭 증가한 3200억원 내외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하나로는 올해 100Mbps급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유치 목표를 156만명으로 잡고 1100억원을 망 고도화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Mbps 광랜  커버리지는 1260만 가구로 확대된다.

하나로는 KT가 투자하고 있는 댁내광가입자망(FTTH)과 달리 주택지역 근처까지는 광 케이블이 설치되고, 집안에는 랜선을 까는 'ETTH(Ethernet to the Home)’와 케이블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설비만 바꿔주면 100Mbps급 속도 구현이 가능한 프리 닥시스(Pre DOCSIS) 3.0 서비스 기술(W-CMTS)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들 기술은 적은 투자비로 FTTH와 동일한 수준의 속도 구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ETTH는 업로드 속도에 제한이 있는데다 서비스 지역이 많지 않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프리 닥시스도 대규모 가입자가 동시 사용할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인터넷 서비스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나로의 올해 망 투자는 기존 주력 서비스 지역인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고도화 및 LG데이콤에 임차했던 인터넷망의 자가망 전환에만 집중되고 있다. 지배적 사업자인 KT에 비해 여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하나로는 주력 서비스 지역 이외에 대해서는 여전히 투자 계획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가 역점을 두고 있는 하나TV도 아직까지 회사 매출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로는 올 1·4분기 5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73억원을 하나TV에 투자했지만 거둬들인 매출은 30억원에 불과했다. 4월말 현재 하나TV 가입자는 3월말보다 5만 가량이 늘어난 43만 가구로 집계됐지만 여전히 전체 가입자의 대부분은 무료 서비스 이용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 측은 "신규 콘텐츠 서비스를 확충하고 있고 유료 서비스와 홈쇼핑 이용이 늘고 있어 60~70만 가입자가 가입하면 하나TV 단독 상품으로 순익과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TV 가입자들은 아직도 콘텐츠 이용시 끊김 현상이나 버퍼링 등 서비스 불안정을 호소하고 있다. 대용량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망 투자가 크게 늘지 않아 영향을 받고 있는 것.

하나로는 기업사업부문(B2B)의 실적이 올 1·4분기 전 분기 대비 20%, 전년 동기 대비 80%가 증가해 전체 매출 중 기업사업 매출 비중이 24%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통신업계에서는 매출을 단기간에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부문이 바로 B2B사업이라고 설명한다. 계약 단위 금액이 크기 때문에 한 두 업체와 계약만 수주하면 매출이 크게 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B2B사업은 사용료가 정해져 있는 B2C와 달리 이용료 책정 유연성이 커 하나로가 기대만큼 수익도 거둬들였는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KTF와 제휴를 맺을 것으로 알려진 3G 휴대폰 재판매 사업도 관심거리다. 휴대폰 재고를 책임지고 고객관리까지 맡는 KT와 달리 하나로는 휴대폰 재고를 지지 않는 영업점이 아닌 결합상품 위주의 변형된 3G 재판매 사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재판매라기 보다는 판매를 대리해 주는 대리점 수준에 불과하다.

이렇듯 하나로의 사업구조는 투자는 최대한 줄이고, 마케팅 비용도 거의 들이지 않으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결국 하나로가 회사를 매각하기 위한 몸값 올리기 작업을 진행하는게 아니냐는게 외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올 1·4분기 현재 하나로의 현금 보유액은 1303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2.8% 줄긴 했지만 매각을 앞두고 특단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특성상 2·4분기 이후 가입자 이용료와 절감된 마케팅 비용이 유입되면서 현금은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뉴브리지캐피탈로 주인이 바뀐 후 하나로는 망 투자보다는 콘텐츠 서비스에 주력해 기간통신업체라는 지위와는 걸맞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새 주인이 누가 되든 하나로의 지배주주와 현 경영진은 큰 매각 차익을 벌겠지만 소비자들에게까지 이익이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평가에 대해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투자계획은 사업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어서 회사 매각에 관계가 없다”면서 “회사의 역량을 살린다는 측면에서 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하나TV, B2B, 3G재판매 등 신규 사업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를 진행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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