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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총수공백 남의 일만은 아니다...

최종수정 2007.05.14 07:45 기사입력 2007.05.1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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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다시보자, 위기경영시스템"

'남의 일만이 아니다. 위기경영 시스템을 강화하라!'

김승연 회장의 구속 수감에 따른 한화그룹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재계에선 총수공백과 같은 위기 상황에 대처할 그룹 단위의 위기경영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나섰다.

13일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의 사례처럼 국내 재계는 총수 1인이 그룹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총수 1인의 공백이 곧 회사의 공백'으로 연결될 수 있는 현재  대기업의 경영체제를 바꾸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총수의 구속 수감, 해외 장기 체류 등으로 한 번 이상 경영공백의 위기를 겪었던 그룹들을 중심으로 위기경영시스템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단순히 위기관리 메뉴얼을 제작하는 차원이 아니라 위기관리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경영을 구축하고 임원급 교육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은 일주일에 한번 수요일에 열리는 사장단회의인 '수요모임'등을 통해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를 하고 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것은 이미 늦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장단은 이 자리에서 총수의 해외 출장에 따른 경영공백은 물론, 환경변화에 따른 위기, 경영오류에 의한 위기, 범죄 및 자연재해 등 돌발적인 위기, 해외진출시 현지의 법인이나 문화 및 관습을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위기 등 여러 유형의 위기사례와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전략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기업 경영의 글로벌화. 디지털화가 진전되면서 위기의 규모가 날로 대형화되는 가운데 위기에 잘못 대응하면 세계 일류기업도 순식간에 무너지는 현실을 감안해 사전에 대응체제를 갖추기 위해 시스템 경영의 도입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재계에선 "삼성은 시스템에 의해서 커진 그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2005년 이건희 회장의 6개월간 해외 장기체류에도 불구하고 그룹 전체에 특별한 위기 없이 경영현안이 추진 됐다.

당시 회장 부재 시에 주요 계열사 CEO들이 매주 태평로 삼성 본관에 보여 구조본부 회의(현 전략위원회)를 통해 그룹 현안을 결정해 나갔고, 중요한 경영현안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이학수 전략기획실장이 핫라인을 통해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 됐다. 결국 경영 전반에 대한 모든 결정은 전문경영인을 통해서 이뤄지면서 삼성에 불어 닥친 위기를 별 탈 없이 보낼 수 있었다. 

손길승 전 회장과 최태원 회장 등 2명의 총수가 구속 수감된 아픔을 겪었던 SK그룹도 '비상경영시스템'을 강화하는데 전사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SK는 지난 2004년 SK글로벌 분식회계사건과 관련하여 손길승 회장이 구속수감이 되면서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4인의 경영협의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향후 지주회사로 전환되는 SK그룹은 순수지주회사인 SK(주)에 투자관리실을 둬, 수펙스추구협의회와는 별로로 투자회사의 경영감시 등의 지주사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도 시동할 계획이다.

CJ그룹은 지난해 급식파동을 겪으면서 그룹차원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재구축했다. 사실 CJ는 그룹차원에서 위기상황 발생 때를 대비한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이미 2003년에 만들었다.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CJ그룹의 위기관리 프로세스는 총 4단계로 진행된다. 비상 연락망을 통해 리스크 발생 이유를 보고 받은 후 자체 기준에 의해 공동협의체 및 테스크 포스팀을 구축한다. 이 때 해당 계열사로 국한할 것인지 그룹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처할 지를 평가하게 된다.

이와 함께 예방 차원의 시나리오 경영도 일상화하고 있다. 시나리오 경영이란 기업이 미래의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를 가능한 한 최대한 감안하여 향후에 전개될 변화 과정을 시나리오로 그려보고 , 각 상황에 따라 준비된 대안(alternatives)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는 경영방식을 말한다. CJ그룹의 한 관계자는 "경영환경에 맞춰 향후 전개될 과정을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임직원들에게 숙지시켜 사고발생시의 대처 능력을 배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규성 기자 bobos@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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