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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대우건설 임직원 피랍... 가슴 졸인 135시간의 드라마

최종수정 2007.05.09 07:43 기사입력 2007.05.0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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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남부 니제르 델타지역 포트 하코트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아팜 발전소 건설현장 게스트하우스에서 총소리가 나기 시작한 것은 3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1시.

회의 참석차 나이지리아를 찾은 정태영 상무와 안종태 전문위원, 하익환 부장 등 대우건설 임직원 3명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을 자던 중 침입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40여 분간의 총격전 끝에 현장을 경비하던 나이지리아 군인과 무장경찰이 각각 1명이 사망하고 군인 1명이 부상한 가운데 정 상무 등은 필리핀 출신 근로자 8명과 현지인 운전수 등과 함께 어디론가 끌려갔다.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즉시 이기동 주 나이지리아 대사를 반장으로 하는 현지 대책반을 꾸려 납치 단체의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서울에 김호영 외교부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국외 테러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간 공조를 위해 송민순 외교부 장관 명의의 협조서한을 나이지리아 정부에 발송하고 현지에 이지하 주 코트디부아르 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현장 지휘본부를 설치했다.

이때까지 납치단체의 정체나 요구조건 등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 그러던 중 납치 10시간 만에 전화가 걸려왔다.

"3명 모두 잘 있다" 하익환 부장의 전화였다. 하 부장은 휴대전화를 이용, 나이지리아 공사현장에 있는 사무소에 피랍자들이 모두 무사하다고 밝혀왔다.

피랍 10여 시간 만인 오후 8시. 교섭이 시작됐다. 현지 리버스 주 정부와 납치세력은 약 9시간 동안 대면접촉과 전화통화를 통해 교섭을 진행해 납치단체의 정체와 요구사항 등이 파악됐다.

4일 오전 11시20분께 시작된 2차 교섭부터는 피말리는 마라톤협상의 연속이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2차 협상 후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며 "납치단체의 성격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 복잡해 교섭이 쉽게 결말이 나지 않고 있다"며 사태 장기화를 우려했다.

5~6일 진행된 3,4차 협상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양측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사태가 장기화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역 군인이 사망하면서 지난 해 6월과 올해 1월 발생한 두 차례의 대우건설 근로자 피랍사건과는 다른 양상으로 협상이 진행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군인이 사망함에 따라 나이지리아 주 정부 측이 납치단체 측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이다.

더욱이 납치단체 측은 정치적 차원의 요구뿐 아니라 현지 이권과 관련한 무리한 요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납치된 필리핀 근로자들을 통해 그들의 존재를 과시하고 요구조건을 공개하는 등 언론플레이를 펼치기까지 했다.

이에 나이지리아 주 정부 측은 7일 하루 협상을 중단, 입장을 정리하고 다음날 오전 11시30분부터 협상을 재개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협상에 임했다. 그동안 교섭에서 드러난 납치단체의 요구를 면밀히 검토한 바에 따라 대비책을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섭 시작 6시간 만인 오후 5시. 납치 135시간 만이었다. 대우건설 임직원 3명은 물론 필리핀 직원 8명이 풀려난 순간이었다. 이들의 신병은 곧장 주 정부 측에 인도됐고 이후 안전한 지역으로 옮겨졌다.

김신회 기자 raskol@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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