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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시각] 김승연 회장 사건에 긴장한 재계

최종수정 2007.05.04 12:30 기사입력 2007.05.0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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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면서 재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회장 사건이 불거지면서 국민들의 '반재벌 반기업' 정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 회장이 실제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져 사법 처리를 받기라도 하면 국내 기업인들 전체의 이미지가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지난 2일 이같은 우려를 반영, "개인적인 일로 재계 전체가 매도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개인이 한 일을 우리(재계) 보고 책임지라고 하면 힘들고 곤혹스럽다"며 "아들이 맞고 와서 아버지가 때린 정도의 사건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건으로 재벌이 무슨 일이든 법을 무시하고 돈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는 집단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재계 전체의 도덕성에 금이 가지는 않을까 적지않게 걱정하는 눈치다.
 
대한상의의 고위 관계자도 "김 회장에 대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재벌 총수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는 파렴치한 범법자로 몰릴 수 있다"며 "이번 일과 재벌이나 기업 전체와 연계시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재계가 이번 사건에 대해 우려와 함께 적극적으로 '개인적인 일'로 선을 긋는 것은 최근 몇년동안 연이어 터진 재벌 총수들의 비리 사건들이 채 봉합되기도 전에 새로운 부담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성 두산 회장 등 내노라하는 총수들이 연이어 검찰 조사를 받거나 재판정에서야 했다.
 
더군다나 이번 일은 전경련과 상의 등 경제단체들이 나서서 지원사격을 해주기도 어려운 개인적인 문제라 더욱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재계의 한 홍보담당 팀장은 "어떻게 보면 단순 폭행사건인데 재계 차원에서 나설 문제가 아니다"며 "조용히 사태가 마무리 되기만 기다릴 뿐"이라고 답답해 했다.
 
김 회장 사건이 터지면서 국민들은 "재벌 총수의 힘이 법을 피하거나 속이는 수준에서 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에 이른 것 아니냐"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왜 총수나 되는 사람이 진중하게 행동하지 못했느냐"고 나무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사건은 마무리 단계가 아니라, 이제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는 단계다. 피의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고, 경찰은 증인과 물증을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참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된 경찰 수사만으로 실체적 진실이 가려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앞선 추측과 진술만으로 사건을 왜곡하는 것은 위험하다. 자칫 마녀사냥으로 치닫을 수도 있다.
 
지금은 누군가를 비난할 때가 아니다. 차분히 공권력이 진실에 접근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왜 이런 일이 터져나왔는지 또 그 결과를 어떻게 사회가 받아들일 지를 준비해야 할 때다.
 
조영주 산업2팀장 yjcho@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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