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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회장의 회장에 의한 회장을 위한'

최종수정 2007.05.04 08:00 기사입력 2007.05.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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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정대근 회장은 비상근 이사로 격하, 뇌물수수로 인한 구속수감 등 현 정부들어 갖가지 암초에 부딧치면서도 여전히 건재한 '불침함'의 면모를 자랑한다.

3연임의 위업을 달성한 정회장이 지역 조합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불허한다. 자금 지원 및 각종 이권사업에 대한 권한을 바탕으로 회원조합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고 납작 엎드린 회원조합들을 기반으로 중앙회에 다시 영향력을 발휘하는 형태다.

이와 같이 회장이 가지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보니 웃지못할 헤프닝도 벌어진다.

최근 농협이 인수추진을 선언했다가 감독당국인 농림부와 농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무산된 현대 유니콘스 인수가 대표적 사례다.

농협의 현대 유니콘스 인수는 신상우 KBO 총재가 정대근 회장에 요청,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검토지시가 내려진지 채 보름이 경과하기도 전에 농협은 인수가 134억원, 연간 운영비 200억원의 인수계획안을 만들어냈으며 공식적으로 인수발표계획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농림부가 회장의 직무정지를 검토하는 등 강력히 대응한데다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면서 결국 백지화됐다.

이 과정에서 비리혐의로 재판중인 정회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선배이자 부산인맥의 실세인 신총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야구단 인수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정대근회장의 지시를 추진됐던 '서울지역 100개 점포 증설 계획'도 정회장이 가진 무소불위의 권한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지난해 농협중앙회는 도시지역에 대한 영업력 확충을 위해 당초 40개 지점 신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고를 받은 정회장이 "그정도로는 부족하다. 100개 점포를 내라"고 지시하자 급히 계획안을 변경, 신용부문 대표이사의 재결제까지 받아가며 100개 점포 신설계획을 새로 수립했다.

그러나 지난 한해동안 농협중앙회가 서울지역에 낸 점포는 총 39개, 원래 목표치에조차 미달했다.

농협은 내부 보고서에서 '당초 사업계획 대비 추가추진으로 인한 인력 및 초기 예산 배정액 부족 등 지원체계 미흡'이 실패의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점포신설을 지원할 자금이나 인력배정조차 고려되지 않은채 회장 지시라는 이유로 무조건 강행한 결과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얘기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영업권이 중첩되는 지역조합의 반대가 워낙 거셌고 이미 포화상태에 달한 수도권 지역에서 새로운 점포를 100개 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지시였다"고 털어놨다.

전문성이 생명인 금융사업부문의 사업계획까지도 회장의 한마디로 일거에 뒤집힐 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회장이 권한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보여준다.

◆정대근 회장은 누구 ?

정대근회장은 농협내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정회장은 62년생 경남 밀양출신으로 부산공고에서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31세때인 75년 삼량진조합장을 맡아 내리 8연임을 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중도하차한 전임 원철희 회장의 뒤를 이어 지역조합장 출신으로는 처음 99년 중앙회 회장에 당선, 이후 2000년 축협과 인산협이 통합된 농협중앙회장에 재선출됐고 지난 2004년 또다시 연임에 성공하면서 9년째 농협중앙회를 이끌고 있다.

김정민 기자 jmkim@akn.co.kr
정선영 기자 sigumi@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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