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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KPGA의 답답한 '탁상공론'

최종수정 2016.12.26 12:39 기사입력 2007.05.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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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개막전인 ’토마토저축은행오픈 챔프’ 김경태(21)가 이번엔 ’신분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사상 초유의 ’프로 데뷔전 우승’이라는 신기원을 열었지만, 정작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는 이에대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협회는 대회가 끝난 하루 뒤인 30일 부랴부랴 이사회를 열었지만, 결국 김경태에게 투어 시드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사회에서는 ’명색이 투어챔프인데 매 대회 대기자 신분으로 출전 기회를 기다리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라는 명분론과 ’그래도 규정에 없는 특혜를 줄 수는 없다’는 원칙론이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론은 원칙론의 우세. 김경태는 이에따라 여전히 대기선수 21번의 신분으로 대회 출전을 기다려야 하는 초라한 신세가 됐다. 

김경태의 투어 시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말 도하 아시안게임과 시드 선발전이 겹쳤기 때문. 김경태는 아마추어신분으로이미 프로대회 2승을 제패하며 ’차세대 기대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시드 확보가 불가능할 수 밖에 없었다.

대기선수 21번이라는 ’특혜(?)’도 사실 김경태가 아시안게임 2관왕에 등극하자 ’국위선양을 위해 시드 선발전에 불참한 선수에게 투어 출전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기 때문이었다. 협회는 어쩔 수 없이 이사회를 통해 김경태에게 대기선수 21번을, 또 다른 금메달리스트인 강성훈(20)에게는 22번을 부여했다.

김경태의 ’신분 논란’은 그러나 답답한 협회 행정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무척 씁쓸하다. 프로 스포츠의 세계에서 우승이라는 결과는 그 어떤 것보다도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비시드권자는 물론 아마추어골퍼가 우승한 뒤 프로 전향을 선언해도 곧바로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특권을 준다. 투어에 새로 진입하기 위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하는 선수들은 이때문에 조금이라도 상위의 시드를 받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이는 마케팅 차원에서도 당연한 일이다. 스타를 발굴하고, 스타를 통해 ’파이’를 키우는 것은 누가봐도 명분이 있는 일이다. 협회는 국내 남자 무대가 지금의 투어 모양새를 갖춘 것이 불과 몇해전부터였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여자투어에 상대적으로 짓눌려 절반도 안되는 대회로 전전긍긍했던 남자 무대가 이만큼 발전한 것은 그래도 최근 몇년간 ’지난해 상금왕’ 강경남을 위시해 최진호, 김형성, ’얼짱’ 홍순상 등 ’빅 루키’들이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상 초유의 ’프로데뷔전 우승’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이룩한 스타를 발굴한 시점이다. ’대기선수나 초청선수로 출전할 수 있는 기회도 많고, 9월30일 이후에는 시드 조정제도를 통해 출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탁상공론은 도대체 협회가 국내 프로골프발전에 관심이나 있는지가 궁금할 정도로 답답하기 짝이 없다.

골프전문기자 golfkim@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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