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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계.은행부채 직접 제동 않는다

최종수정 2007.04.24 16:40 기사입력 2007.04.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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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일 오후 권오규 경제부총리 주재로 금융현황을 긴급 점검한 것은 금융 불안정성의 실체를 파악해 보기 위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금융권의 주택담보 채권이 부실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가계의 금융부채도 급증해 제2의 신용카드 사태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은행의 단기 외화 차입이 늘어 엔.달러의 금리변화로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지난 주 은행들을 모아 놓고 행정지도를 한데 이어 이날 금융 리스크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 직접 개입 않는다

정부도 가계 및 은행의 차입 증가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감독당국은 최근 은행들을 불러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직접적인 조치는 없었지만 간접적으로 행정지도를 한 셈이다.

이날 정부가 부총리 주재로 긴급회의를 갖은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시각은 시장의 우려와 다르다. 가계 부채는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위험하지 않다는 게 금융감독위원회의 분석이다. 한 마디로 시장의 우려가 과장됐다는 것이다.

단기 외채에 대한 정부의 평가도 시장의 우려만큼 비관적이지 않다.

재경부 외환제도혁신팀 황건일 팀장은 "대부분 조선업체들이 헤지를 위해 매도한 선물환을 은행이 사기 위해 차입한 자금을 푼 것"이라며 "은행은 대신 현물을 팔기 때문에 환율에는 중립적이다”고 말했다.

실제 1분기 국내 수출기업들의 선물환 순매도 규모는 131억달러로 전분기 105억달러에 비해 26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무역흑자의 4.4배를 웃도는 것이다.

그는 “은행의 외화 차입자금은 대부분 헤지가 돼 달러나 엔화의 금리가 올라간다고 해서 리스크가 커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다만, 외채 관리 차원에서 이 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도 단기외채 때문에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자금의 용도가 외환위기 때와 다른 만큼 크게 우려하는 눈치는 아니다. 현 단기 외채는 수출 대금의 헤지나 환.금리 차익을 노린 재정거래이지만 97년 외환위기 때 빌려왔던 돈은 대부분 투자 또는 결제자금용이 많았다.

따라서 정부의 대책은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나 행정지도 등 간접적인 부문에 집중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정부는 외화차입 비율을 조정하는 등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 은행 행정지도 때도 그랬지만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직접적인 조치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 무엇이 문제인가

가계 부채는 지난 2년간 연속 두 자릿수 증가했다. 6년간 배 이상 늘었다. 부채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71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4%에 이르렀다. 빚은 4인 가족 기준 가구당 5000만원이 넘는다. 부채 증가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세 번째다.

부채가 늘면 금리 변화에 취약해진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다. 가계가 부실화 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2002년 카드 사태 때와 같이 신용불량자도 늘게 된다.

특히 가계 대출 가운데 60%는 주택담보대출이다. 집값이 하락하면 대출채권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가계부채 위험도가 2002년 신용카드 대란 때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계부채가 늘지 않더라도 금리가 1.3%포인트 오르거나 집값이 5.5% 하락하면 가계발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은행의 외화차입도 금융 불안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단기 외채는 477억달러 증가했다. 이어 올해 들어 3월까지 127억달러가 늘었다. 은행의 외화차입 때문이다.

국내에 지점을 둔 외국은행들은 지난해 전년대비 35% 많은 170억달러를 외국서 빌려온 데 이어 올해는 88.9% 많은 113억달러를 차입했다. 외국돈을 저리로 빌려와 고리로 국내에 푼 셈이다.

금리인상으로 외국 화폐의 가치가 오르면 은행의 이자 부담은 커진다. 자연스레 상환도 늘게 된다. 소위 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경호 기자 victoria@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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