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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적색경보 내려진 가계發 금융위기

최종수정 2007.04.24 12:30 기사입력 2007.04.2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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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채 주필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매월 꼬박꼬박 대출 원리금을 갚아나가야 하는데다 6억원이 넘는 주택의 경우 종합부동산세까지 내야 하는데 집값은 한달 이상 내림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주택을 1년내 처분하기로 약속하고 대출을 받은 처분조건부 주택담보대출자들은 더욱 좌불안석이다. 집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아 연리 15%의 연체이자를 물고 있는데다 연체한 지 3개월이 지나면 경매 등 강제 상환절차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금융위기는 통상 광란의 자산매입 붐으로 거품이 생성된 뒤 이것이 꺼지면서 도래한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부실화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가 그렇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부양을 위해 2001년부터 금리를 연 6.5%에서 1%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하면서 자산매입 붐이 일기 시작됐다. 저금리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고 이는 대출 수요를 더욱 부추겨 가격 폭등현상을 불러 일으켰다. FRB가 이를 막기위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하자 거품이 꺼지면서 작년 말 이후 일부 비우량 주택금융기관이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도 이와 비슷하다. 김대중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건축경기 부양책을 쓴데 이어 현 참여정부도 저금리정책을 고수하자 과잉유동성이 형성되면서 부동산 투기가 일기 시작했다. 투기 억제시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값은 시차를 두고 계속 오름세를 보였고 저금리로 인한 주택구입용 대출도 지속됐다. 그 결과 가계부채가 지난 6년간 두배 이상 확대됐고 증가속도는 미국과 비슷했다.

삼성경제연구원은  우리의 가계신용 위험도가 2002년 신용카드 버블 붕괴(카드대란) 당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가계발 금융위기에 대한 적색경보를 내렸다. 만일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난해와 같은 속도로 2분기 정도 지속되면 가계신용 위험도가 카드대란 때와 같은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가계 부채의 절대규모가 늘지 않더라도 가계대출 금리가 1.3%포인트 상승하거나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구입한 주택가격이 5.5%이상 하락하면 그렇게 된다고 분석했다.

물론 우리 금융기관의 자본 충실도가 많이 개선돼 지금의 경제.금융환경이 카드대란 때와 다른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매우 불안한 상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경기 부진과 중국의 긴축정책 강화로 경상수지가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늘어난 금리부담으로 가계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우리 가계는 장기간의 경기 침체와 실업 증대로 소득이 줄어들어 조금만 충격이 가해져도 가계대출이 부실화돼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상태다.

부동산 투기를 한 책임은 마땅히 개인이 져야 한다.그러나 이를 막지못한 정부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앞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가 져야 한다.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직도 국민들의 절반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 시책이 완화되면 부동산이 오름세로 반전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부동산값 앙등으로 단맛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딜레마가 있다. 완화하면 부동산 투기가 되살아날 것이고 완화하지 않으면 가계발 금융위기를 염려해야 하니 진퇴양난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신중하고도 선제적인 정책결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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