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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KB챔프' 안선주의 '나쁜 버릇'

최종수정 2016.12.26 12:39 기사입력 2007.04.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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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스타투어 1차전 2라운드가 열렸던 지난 20일 부산아시아드골프장 12번홀(파4) 그린.

퍼팅을 앞둔 ’디펜딩챔프’ 안선주(20ㆍ하이마트)는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터무니 없는 세번째 어프로치 샷으로 어이없이 1타를 까먹을 위기를 초래한 것. 안선주는 세심히 퍼팅라인을 살폈지만, 결국 파세이브에 실패했다.

안선주는 그러자 예상밖의 행동을 시작했다. 홀과 볼 사이를 수없이 왕복하면서 안절부절하더니 급기야 홀 1m 지점에 놓인 볼 마크를 마치 망치로 때리듯 퍼터 헤드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 순간 안선주에게는 고아라(27) 등 함께 플레이하던 다른 선수들과 경기를 지켜보던 갤러리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고, 오직 스코어에 대한 집착만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마음의 평정을 잃은 안선주는 이어진 짧은 보기 퍼트마저 놓쳤고, 급기야 더블보기라는 치명적인 스코어로 홀을 마감했다.

다음 홀인 13번홀로 이동하던 안선주는 이번에는 한 술 더 떠 퍼터를 티잉그라운드에 내던졌다. 일시적인 ’나쁜 버릇’으로 덮어주기에는 엄청난 돌발적인 상황이 TV 중계를 지켜보던 수많은 골퍼들까지도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1타가 곧바로 우승으로 직결되는 프로골프의 세계에서 선수들이 갖는 압박감은 물론 두말할 나위없이 막대하다. 안선주의 이날 ’추태’는 그러나 다음날 불과 스무살의 나이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업적 모두를 가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안선주는 특히 앞으로 세계 무대로 뻗어나갈 ’한국낭자군’의 유망주로 각광받아온 선수이다. 안선주 스스로가 이날 행동이 규칙면에서도 조심해야 하는 대목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퍼팅을 앞두고 수없이 홀을 왕복하는 모습은 한국선수들이 그동안 미국 무대에서 고질적으로 되풀이했던 ’슬로플레이’의 전형적인 장면이다. 볼 마크를 퍼터 헤드로 두드리는 것 역시 자칫 잘못하면 퍼팅라인을 개선하는 행동으로 벌타를 먹을 수도 있다.

기자는 안선주가 이번 대회를 거울삼아 보다 큰 선수로 거듭나길 바란다. 짙은 선글라스와 산책을 나온듯한 유유자적한 걸음걸이로 유명한 퍼지 젤러는 게임이 안풀릴 때면 휘파람을 부는 것으로 유명했다.

대자연 속에서 선수 스스로가 ’자신과의 싸움’을 끝없이 벌여야 하는 골프 경기에서 이런 여유로움은 성적보다 중요하고, 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안선주의 성장을 위해서는 협회나 소속구단 등 주위에서도 도와주어야 한다. 경기위원회에서는 이날 일찌감치 안선주의 비신사적 행위에대한 경고로 주의를 환기시켜 주었을 수도 있었다.

소속구단인 하이마트는 더욱이 골프구단이다. 소속 선수들의 성적에 편승해 기업의 홍보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선수들을 수시로 점검해 보다 강력한 멘탈을 갖도록 지원할 의무가 있다.
 
골프전문기자 golfkim@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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