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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 혁명이 시작된다] 시민단체에 휘둘린 오락가락 정책 18년

최종수정 2007.04.25 10:22 기사입력 2007.04.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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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매번 물 건너간 상장, 이유는

생명보험사 상장 규정 개정안이 27일 의결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껄끄러운 것이 남아 있다.

바로 시민단체 및 정치권 반응이다. 이미 지난 89년 이후 수차례 논의됐으나 번번히 무산돼왔던 생보사 상장문제의 핵심에는 시민단체들이 있었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의지 부족과 안일한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한  전문가들도 많다.

그러나 이번에는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겸 금융감독원장의 확고한 우산(의지)아래 그 어느때보다도 가시적인 빛이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동안 상장이 물건너간 배경과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정부와 시민단체 사이의 벽= 상장 문제가 처음 논의된 것은 지난 1989년과 1990년.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상장을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면서 시작했다.

당시 재무부는 관련 지침을 제정하고 두 생보사의 재평가 적립금에 대한 처분과 자본금 증액을 승인했다. 이때까지는 생보사 상장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증시가 침체한 상황에서 생보사 상장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것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상장을 보류하기로 하면서 생보사 상장은 흐지부지 됐다.

결국 정부의 뒷심 부족과 오락가락 바꾸기 정책이 가로막은 것이다.

그 뒤로 10년의 새월이 흘러 1999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자동차의 부채처리와 관련해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삼성차 채권단에 넘기면서 생보사 상장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당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도 생보사 상장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직접 밝히며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금감위는 산하에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금융연구원과 보험학회 등도 공청회와 세미나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

그러자 이번엔 시민단체가 반발하기 시작했다. 생보업계가 상장으로 생기는 수조원의 차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

생보업계는 생보사가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상장에 따른 차익도 주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으나 시민단체들은 생보사가 유배당상품을 팔면서 계약자와 경영이익과 위험 등을 공유했기 때문에 상호회사라고 주장하며 차익을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자 2000년 12월 정부는 결국 두번째로 생보사 상장 논의를 유보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자 삼성차 채권단은 2002년 12월 삼성생명 주식의 유동화를 위해 상장기준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나섰다.

이후 2003년 5월 당시 이정재 금감위원장은 8월까지 생보사 상장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그해 6월 금감위 산하에 또다시 생보사 상장 자문위가 설치됐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시민단체와 삼성생명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하고 2003년 10월 상장논의는 세번째 유보됐다.

이런 와중에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은 1989년과 1990년 실시했던 자산재평가 차익에 대한 법인세 납부를 유예받아오다 2004년 1월 국세청으로부터 가산세를 포함해 각각 2520억원과 3140억원의 법인세를 부과받았다.

이에 대해 두 회사는 상장이 무산된 것은 보험회사의 책임이 아니라 정부 정책 때문인데도 법인세를 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세심판원에 법인세 납부 불복 심판을청구했고 국세심판원은 2005년 1월과 4월 두 회사에 부과된 법인세 중 가산세 부분에 대해 환급 결정을 내렸다.

◇4번째 논의 또다시 갑론을박= 이번 생보사 상장 논의에 불을 지핀 것은 중소형 생보사다.

지난 2005년 미래에셋과 금호생명, 동양생명 등 일부 중소형 생보사들이 상장을 추진하면서부터 생보사 상장논의가 다시 재개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중립성을 위해 금융당국과 시민단체, 생보사 관계자들을 배제한채 이번에는 증권선물거래소 산하에 생보사 상장자문위를 설치했고 생보사 상장자문위는 5개월여의 논의를 거쳐 지난해 7월13일 공청회를 열고 상장 초안을 공개했다.

이후 자문위는 지난 1월7일 생보사에 대해 보험계약자가 주주의 지위를 갖는 상호회사가 아닌 주식회사로 규정하고 이에 따라 상장시 주식배분 등 상장차익을 나눠줄 필요가 없다는 최종 결론을 냈다

이어 지난 3월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공청회가 우여곡절 끝에 열렸지만 생보사 상장자문위와 시민단체들은 의견차만 다시 확인하는데 그쳤다.

또 지난 5일 생보사들이 공익기금 조성안 마련을 발표했을 때 역시 경실련ㆍ경제개혁연대ㆍ보험소비자연맹ㆍ참여연대 등 4개 시민단체는 "생보사들이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공익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여론호도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상장차익의 계약자 배분이 없는 공익기금 출연계획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고 있다.

또한 박영선, 우제창 의원 등은 나동민 상장자문위원장의 과거와 달라진 결론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 자문위 결론 자체에 부정적인 시각을 비추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에도 시민단체 및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다 차려진 밥상이 엎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생보사 상장 문제를 해결할 1차적 책임은 감독 당국에 있다는 주장이다.

상황을 이토록 혼란스럽게 만든 1차적 책임이 감독 당국에 있기 때문에 결국 해결의 열쇠도 감독당국에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해결해야= 생보사 상장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것에는 누구나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물론 일부 시민단체들의 반발 때문에 결정이 늦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이야 당장 눈앞에 이익배분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가 갈 수도 있다.

사실 18년 동안이나 생보사 상장 문제를 결론짓지 못하고 시간만 끌어 온 데에는 누구보다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엄연히 주식회사인 국내 생보사를 대상으로 상장 차익을 계약자에게 배분해야 한다는 전대미문의 주장이 나오게 한 원인 제공의 주체가 다름 아닌 정부이기 때문이다

한 보험 관계자는 "시민단체들의 계약자 권익보호 문제가 터진 후부터 난항이 지속되면 금융감독당국이 결국 백지화 발표를 해 흐지부지 돼 왔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보험학회 한 관계자는 "막대한 자금력과 선진금융기법으로 무장한 외국계 생보사들은 국내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다"며 "결국 문제 해결은 정부 당국의 의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는 상장안이 마무리돼 국내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기반을 닦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초희기자 cho77love@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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