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미국식 경영'의 함정에 빠진 日기업

최종수정 2007.04.23 14:14 기사입력 2007.04.23 14:03

댓글쓰기

연공서열, 종신고용으로 대표되는 ’일본식 경영’을 버리고 과감히  ’미국식 경영’을 도입한 일본 기업들이 줄줄이 함정에 빠지고 있다.

일본의 버블경제가 붕괴되고 실적부진과 경쟁 구도가 심화되면서 직원들의 의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미국식 경영 방법을 도입했지만 잘못된 변형으로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식경영’의 상징인 닛코의 실패 =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 투자가들이 요구했던 사항입니다"

2006년 6월, 일본 3위 증권사인 닛코코디얼의 주주총회에서 카네코 마사시 전 회장은 경영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카네코 전 회장은 1990년대 후반 증권업계의 침체를 기회로 사장에 취임한 국제파로 미국 시티그룹과 자본제휴를 맺으며 미국식 경영을 도입했다.

미국식 경영의 골자는 주가나 실적 향상이 임원과 사원의 이익과 직결되는 구조다. 닛코는 주가나 실적에 따라 상여금을 지불하는 ’자사주연동상여’를 도입하고 2003년부터는 임원이 자사주 1주당 1엔에 살 수 있는 주식보수형 스톡옵션도 시작했다.

카네코 마사시 체제하에서 2005 회계연도 순익은 거품경제 이후 최고 수준인 약 960억엔(부정 회계 발각 이후 약 880억엔으로 수정)을 기록, 주가는 일시적으로 2000엔을 상회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선진형 기업’이라고 평가하고 외국인 주주 비율은 50%에 달하는 등 투자자의 인기도 상승, 미국식 경영은 성공적인 듯 보였다.

그러나 2006년 표면화된 닛코의 부정회계를 통해 임원들은 1000만~2000만엔의 상여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자회사 전체의 실적 호조를 가정할 경우 약 10억엔 이상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닛코의 특별 조사위원회에서 부정회계를 조사한 쿠니히로 타다시 변호사는 "미국식의 성과급 체계가 수익증가의 동기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익증가에 대한 지나친 의욕이 부정회계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 ’내부통제’가 결여된 日의 미국식 경영 = 미국식 경영은 효율성과 주주이익을 중시하는 방법이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정리한 미국식 경영의 특징은 ’주식 시가총액 지상주의’  ’경영속도의 가속화’와 보수나 성과급으로 의욕과 능력을 이끌어내는 ’인센티브’ 등이다.

S&P는 ’시가총액 지상주의’를 감안했을 때 일본에서 잘못 적용된 미국식 경영의 결정판으로 ’라이브도어 사건’을 들었다.

비싼 주가를 발판으로 거액의 자금을 조달해 기업을 인수하고, 규모확대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결국 회계부정으로 이어져 형사사건으로 마무리됐다.

그는 "닛코와 라이브도어에는 미국식 경영의 또 하나의 골자인 ’내부통제강화’가 결여됐다"며 "실적이나 주가를 올리는 가속 폐달과 부정을 막는 브레이크의 절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美에서도 경영방법 검토 움직임 =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스톡옵션과 실적연동형 인센티브를 도입한 상장기업은 이미 과반수를 넘어섰다.

그러나 정작 본거지인 미국에서는 이미 경영 방식을 재검토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 대기업 엔론의 부정 회계를 계기로 2002년 기업 개혁법을 제정했다. 감사 위원 전원을 기업과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 이사’로 구성하도록 의무화하고 경영자의 폭주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다.

일본에서도 사외이사를 두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모회사가 있는 상장기업의 경우, 사외이사의 3분의2를 모회사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14분기 동안 이어진 두자릿수 순익성장률 행진이 마무리되는 등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영자들의 지나친 보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골드만삭스는 최고경영자(CEO)에게 5480만달러를, 포드자동차는 경영 적자에도 불구하고 253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제공하는 등의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어 미 의회에서는 지나친 성과급 제도에 제동을 거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노지선 기자 blueness00@akn.co.kr
<ⓒ ’오피니언 리더의 on-off 통합신문’ 아시아경제(www.akn.co.kr) 무단전제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