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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러플 경제학]문제 많은 국제행사…성공 선결과제는

최종수정 2007.04.24 07:00 기사입력 2007.04.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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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국제행사 개최를 추진 중인 지방자치단체들이 유치에만 급급해 지역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대회 스폰서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국내 기업에만 연연하거나 과도한 시설 투자로 인해 발생할 유지비용 부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형 국제행사 유치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다. 

대회 비용 대부분을 세금으로 충당하는 만큼 지역 주민들의 합의는 행사 유치의 필요조건이다.

스폰서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기업 뿐 아니라 자금력 있는 해외기업에도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대규모 시설 투자로 발생할 지 모를 경기하강 효과도 해외사례를 참고하거나 연구기관의 조언을 구해 대비해야 한다.

◆유치위가 못한 공청회 조직위라도 나서야

18일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선정된 인천은 강화도 마니산에서 아시안게임 유치기원제를 여는 등 다양한 이벤트로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인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청회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대회 비용 80% 이상이 세금으로 충당되는 만큼 인천 아시안게임의 필요성이나 대회 후 예상되는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해 주민들과 고민하는 자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인천시는 대회 유치를 위해 퍼주기 논란이 일 만큼 물량공세를 펼쳤다"며 "주민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적자가 발생하면 어떻게 수습할 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박달화 유치위원회 공보관은 "시간이 촉박해 해외 홍보에 집중하느라 공청회를 개최하지 못했다"며 "이제 유치가 확정된 만큼 조직위원회가 구성되면 주민 의견 수렴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구 육상선수권 스폰서…해외로 눈돌려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위원회가 추산한 2011년 대회 총 예산은 700억원 수준이다.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 뿐 아니라 기업의 스폰서 참여가 절실하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도 150억원에 이르는 자금 지원을 담당할 대회 메인 스폰서를 절실하게 찾고 있다.

대구시는 유치 단계부터 국내 대기업을 스폰서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까지도 뚜렷한 성과가 없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삼성이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에 전념하고 있어 대구까지 지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 교수는 "국내 기업에만 연연할 게 아니라 해외기업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2위의 가전회사 하이얼(Haier)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2008 베이징 올림픽 공식 스폰서를 맡은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프로농구리그(NBA) 팀과도 스폰서 계약을 진행 중이다. 국제적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2011년 대회부터 엡손, 도요타 등 일본 기업들이 IAAF 공식 후원사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여 하이얼 같이 브랜드 가치가 저평가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벌인다면 스폰서 확보가 의외로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포스트 불경기' 대비는 필수

스포츠 인프라가 부족한 우리나라는 대형 국제행사 개최를 위해 많은 시설을 새로 짓는다. 그러나 과도한 시설 투자는 행사가 끝난 후 유지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

지난 2002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했던 부산은 매년 30∼40억원에 이르는 시설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이클경기장을 개조해 경륜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2003년 처음 문을 연 경륜장은 첫해부터 66억원의 적자를 내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6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보고 있다.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는 인구가 20만에 불과한 강릉에 5곳의 빙상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그 중 한곳은 가건물로 지어 대회가 끝나면 원주로 옮기고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컨벤션센터로 활용한다 해도 3곳이 남는다.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는 "정확한 수요 예측 없이 시설을 늘리다 보면 재정 부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기존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신규 시설은 가건물로 지어 행사 후 폐기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형 국제행사 후 나타나는 경기 하강 효과에도 대비해야 한다. 각종 국제행사 유치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행사가 끝남과 동시에 사라진다. 오히려 대회를 치르면서 쌓였던 재정 적자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지역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

실제로 1994년 월드컵을 개최한 미국은 경기장 하나 짓지 않았지만 폐막 후 경기 침체로 40억달러의 예상 수익이 40억달러의 적자로 둔갑했다.

1998년 190억달러를 투자해 동계올림픽을 치러낸 일본 나가노도 대회 후 포스트 올림픽불경기(Post Olympic Slump)에 빠졌다. 스키장 등 시설이 종전보다 3배 많아졌지만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우 교수는 "릴레함메르나 토리노처럼 작은 도시가 동계올림픽을 치르면 포스트 올림픽불경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개최 전부터 해외사례를 살피고 연구를 진행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도 주장했다.

이재호 기자 haohan@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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