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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가스 OPEC' 초읽기 들어갔나?

최종수정 2007.04.23 07:50 기사입력 2007.04.2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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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수출국들, "우리는 '가스 OPEC'으로 간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 많아... 당분간 가격연구에 몰입할 것

   
 
세계 주요 가스수출국들이 이달 초 카타르 도하에 모였다. 이른바 가스수출국포럼(GECF). 러시아 이란 카타르 등 주요 가스 수출국들이 ’가스 OPEC’을 만들 것인가 여부를 두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OPEC과 같은 형태의 카르텔이 형성되는 되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가스수출국들이 더 이상 말만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이번 포럼을 바라보던 서방의 시각이다.

◆ "우리는 ’가스 OPEC’으로 간다"=이달 초 이란과 카타르의 대표들은 이번 포럼이 ’가스 OPEC’과 관련됐다는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무척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타르의 석유장관인 압둘라 알 아티야는 "나는 ’카르텔’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우리는 우리의 관심사항을 위해 모였을 뿐이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이란의 에너지 대표인 세이드 하마네흐도 기자들에게 "카르텔은 우리의 의제가 아니다. 우리는 단지 기술적인 문제와 시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러 왔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포럼이 진행되면서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자 GECF에 참석했던 다른 에너지 지도자들이 ’가스OPEC’이 자신들의 의제였다고 시인했다. 알제리 석유장관 차킵 케릴은 ’장기적으로는’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그렇다. 우리는 ’가스 OPEC’으로 간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가스 OPEC’ 주도=세계 가스매장량의 4분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는 언제라도 ’가스 OPEC’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도 러시아의 빅토르 크리스첸코 산업 에너지 장관은 "러시아는 언제라도 가스에 대한 가격결정에 대한 조사를 벌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포럼에서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가스수출국들은 만일 ’가스 OPEC’으로 간다면 첫 단추가 될 위원회 형태의 가스가격 연구기관을 설립하는데 합의했다. 이 기관은 러시아 거대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과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가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관이 결국 ’가스 OPEC’으로 가는 첫 단추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알제리의 케릴 장관은 "아마도 10년이나 15년 쯤 지나면 가스시장에도 그러한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답변은 지난 1월 이란 최고 지도자 아나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처음 ’OPEC 형태의 카르텔’을 언급하면서 서방의 우려를 자아냈던 발언과도 일치한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흥미있는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 서방측, 카르텔의 악영향 경고=당시 유럽연합(EU)의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인 앤드리스 피발그스와 일본의 아키라 아마리는 이러한 발상은 우려할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면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대변인은 중동의 유력 경제지 아라비안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가격 카르텔은 일반적으로 소비자와 소비국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되고 있지만, 카르텔은 생산국들의 이익도 해칠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카르텔을 만들어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이고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며 이는 특히 원자력, 석탄 등 대체재가 많은 가스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카르텔은 시장 행위자들의 행동을 왜곡시키고 안정적 공급을 해칠 뿐이다"고 강조했다.

’가스 OPEC’, 넘어야 할 산 많아=세계 가스소비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스 OPEC’의 탄생은 ’조건’의 문제라기 보다는 이미 ’시기’의 문제라는 인식이 점점 세를 얻고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이집트 에너지 장관 사메흐 파흐미는 "지금은 세계가 ’가스 OPEC’에 대해 준비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가스 카르텔로 가는데 가장 큰 방해요소는 가스 가격이 지역마다 다르고 상품이 원유와는 달리 각기 다른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동 최초의 민간 가스회사인 다나 가스의 마지드 자파르 국장도 가스가격을 결정하는 카르텔은 가스부문의 속성상 거의 불가능하다는데 동의한다.

자파르 국장은 "가스수출은 파이프라인이나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을 주로 이용하는데 이런 운송수단들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스가격은 지역적인 현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역마다 엄청나게 가격이 차이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자파르 국장은 또 "가스수출은 20년 이상의 장기계약으로 이루어 진다는 점에서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가스수출 가격을 결정하는 카르텔이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바이 멀티 컴모더티 센터의 에너지 담당 전무 지락 도쉬는 "현재 약 10-12%의 가스가 단기 현물가로 거래되고 있는데 세계 가스시장이 단기 현물가 중심으로 재편되기 전까지는 가격을 결정하는 카르텔은 탄생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최근 계속 ’가스 OPEC’에 대한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덧붙였다.

◆ 가스수출국들, 당분간 가격연구에 몰입할 것=가스수출국들은 당분간 가스 카르텔 창설에 목을 메기보다는 비공식적인 대화의 장인 GECF에서 더 많은 토론과 대화를 나눌 전망이다.

가스수출국들은 ’어떻게 국제 가스가격이 형성되는지’, ’왜 가스가격은 원유가에 연동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가스 공급을 제한하고 가격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에 몰입할 것으로 보인다.

◆ 국제 가스산업 현상황 그다지 좋지 않아=그러나 현재 주요 가스수출국에서는 가스설비 유지비용이 점점 올라가고 기술부족 현상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  LNG 생산설비 등 주요시설에 대한 투자도 지체되고 있다. 더구나 세계 2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인 이란은 핵개발 이슈로 해외 투자유치에 재갈이 물려진 상태다.

한편 주요 가스수출국인 러시아와 중동 국가들은 최근 자국과 역내의 에너지 수요증가와 함께 현재 가동중인 가스전의 생산량 감소로 가스수출 여력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두바이=김병철 특파원 bckim@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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