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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공정위 기업 옥죄기 다시 시작되나" 우려

최종수정 2007.04.17 18:11 기사입력 2007.04.1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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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계기로 최근 친시장적 분위기가 감지되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정책이 다시 소비자 보호 쪽으로 전환되면서 기업들이 숨죽이고 있다.

공정위 수뇌진이 잇따라 현대ㆍ기아자동차의 독과점 문제,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 외국기업과의 역차별 논란 등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소비자 보호론’에 입각한 공정위 수뇌진의 발언이 자칫 기업들의 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국과 미국이 사실상 단일 시장으로 묶이게 되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국내 시장을 잣대로 원칙만 앞세울 경우 국내 기업이 후퇴할 수 있다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위관계자는 경쟁을 강조하는 공정위 수뇌진의 입장과 관련, "공정위의 입장이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세계적인 초대형 기업들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시킬 것이냐 하는 산업정책적 고민을 하지 않으면 한국의 산업은 뿌리째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자동차 수출로 생존하는 산업인데…

자동차업계는 현대ㆍ기아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70%를 차지하면서 소비자 불이익이 크다는 공정위 지적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분위기다.

자동차 생산물량의 70%를 수출하고 나머지 30%로 국내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시장만을 놓고 독과점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작년 완성차 5개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린 곳이 르노삼성자동차라는 점도 현대ㆍ기아차의 독과점 폐해 논란과는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공정위가 현대ㆍ기아차의 독과점 문제를 거론하기 전 이를 부추긴 원죄가 있다는 점에서도 공정위의 발언을 당황스럽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현대ㆍ기아차의 독과점 문제는 1998년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하려는 순간부터 제기됐지만 당시 공정위는 ’예외적 경우’라며 이를 승인해 줬다.

김소림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무는 "현대ㆍ기아차가 국내 시장 지배에서는 독과점이지만 자동차 산업 전체로 본다면 수출 주력 기업"이라면서 "30%의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화 돼 있다고 70%를 수출하는 기업을 규제한다면 오히려 국가 경제에 더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총제 완화됐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데…

김영배 공정위 부위원장은 출자총액제한제도가 기업 투자를 억제한다는 기업인들의 불만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와 금융연구원 등의 연구에 따르면 출총제의 기업투자 억제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실증 분석 결과가 있다"며 "계열사간 상호출자를 통한 계열 확장은 독립 중소기업의 성장발전을 저해하는 행태로 헌법에 의해 규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출총제는 국내외 기업에 모두 적용되며 총수 중심의 재벌구조는 우리나라에만 독특해 외국기업과의 차별을 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계는 이같은 발언에 대해 당황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최근 출총제를 완화시키면서 대상 기업이 크게 줄었지만 삼성그룹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여전히 출총제에 따른 투자 제한에 묶여 있는 데다 현재 출자여력도 녹록치 않아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이 활짝 개방돼 있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만 재벌구조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해 역차별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가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황동언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애로종합팀장은 "외국 기업과의 동등한 경영환경 조성을 위해 국내 기업에만 적용되는 각종 규제 등 역차별은 해소해 줄 필요가 있다"며 "국내 기업의 경영활동을 옥죄는 각종 경제관련 법과 규정을 글로벌기준에 맞게 시급히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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