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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게임한류 일본 곳곳 누빈다(종합)

최종수정 2007.04.16 16:44 기사입력 2007.04.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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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은 욘사마, 밥상은 기무치

하루 평균 30~40만명이 오고 간다는 도쿄의 중심가인 시부야. 삼성전자의 대형간판이 설치돼 있고 LG전자의 ’심퓨어L’ 휴대전화를 소개하는 버스가 지나다녀도 아직까지 일본인들의 뇌리에는 이들 기업은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문화와 산업을 절묘하게 엮어낸 분야, 즉 게임산업은 전혀 다른 상황이다. 일본 안방을 공략하고 있는 배용준과 대장금, 밥상을 수놓는 ’기무치’가 일본 문화 시장 진출 1세대라면 엔씨소프트의 ’리네쥬’(리니지)ㆍ’기루도와’(길드워)와 넥슨 ’메이푸루’(메이플스토리), NHN재팬의 ’한게-’(한게임) 등 한국산 게임과 게임포털은 일본인들의 여가를 책임지는 좋은 재미거리가 되고 있다.  

시부야나 긴자(銀座), 신주쿠(新宿) 등 도심은 물론 오다이바(お台場)와 지유가오카(自由が丘) 같은 전형적인 주거 타운에서도 한국 게임의 ’질주’는 금새 확인된다. ’리네쥬’만 보더라도 일본의 PC방 개념인 넷카페에서 전체 2300여개 가운데 2100개 이상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PC위주의 넷카페 경우 100%에 가깝게 진출한 상태다.

지난 13일 도쿄의 동남쪽에 위치한 지유가오카. 서울의 강남을 연상케하는 예쁜 집들로 가득한 이곳은 넷카페의 천국이다. 주거 지역답게 곳곳에 학교들이 많아 주변 넷카페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지유가오카가 포함된 메구로구(目黑區)는 전체 인구 25만명 중 15세~50세에 해당하는 젊은층이 77%에 달하며(일본 후생노동성 1998년~2002년 인구동태 통계), 총 39개의 넷카페가 운영되고 있어 온라인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한 필수요소는 다 갖춘 셈이다.

이 지역에서 만난 넷카페 이용자들은 게임포털에서 즐길 수 있는 웹보드 게임을 비롯해 캐주얼 게임과 MMORPG 등 온라인 게임 전 장르를 골고루 즐기고 있었다.

이날 코미쿠 바스타(COMIC BUSTER)라는 넷카페를 찾은 도쿄 체육 전문학교 2학년 아야세 양(20)은 "고등학교 재학중이던 2005년만 하더라도 ’리네쥬’는 남자, 마작이나 포커는 청소년이나 직장인이 주 이용층이었지만 요즘 들어 남녀 및 연령 구분 없이 즐기고 있다"며 "가볍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한국 캐주얼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무렵 지우가오카공원에는 수십명의 중고교생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몇몇이 꺼내놓은 화제는 인근 시모기타자와(下北澤) 고등학교 1학년 히토미 양이 ’리네쥬’ 경험치 주간 베스트에 올랐다는 소식. 이 자리에서 메구로 고등학교 1학년 야마모토 이소지 군(17)은 "’리네쥬’가 남성용 게임이란 선입견은 옛날 얘기"라며 "’리네쥬’가 콘솔게임으로 나온다면 이용자층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온라인 게임이 젊은층의 생활속에 깊숙이 자리잡으면서 신규 작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달 평균 사용 금액이 1600엔(한화 13000원선)에 달하는 코어유저(핵심이용자)층의 비중이 12%에 달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는 점이 주목을 얻고 있다. 이들은 MMORPG로부터 캐주얼 게임까지 모든 부문에 걸쳐 이들서 폭넓게 게임을 즐기면서 온라인 게임만의 장점인 커뮤니티와 타 플레이어와 만남에 대한 선호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게임을 처음 시작한 이용자 중 약 65%가 지속적인 참여 의향(덴츠/엔터브레인 2007년 1월 온라인 게임에 관한 의식 조사)을 내비치고 있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열기는 차기작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NHN재팬이 일본 최대 콘솔게임 개발사인 스퀘어 에닉스와 체결한 ’콘체르토 게이트’ 퍼블리싱 계약을 두고 게임 마니아들의 기대는 예상외로 뜨거웠다. 게이오(慶應)대학 문학부 2학년 요시다 키요시 씨(21)는 "대학 내 게임 동아리에서 온라인 게임과 콘솔 게임의 플랫폼 전환에 대한 논의도 펼쳐졌다"면서 "일본 게임의 콘텐츠와 한국 게임기업의 앞선 플랫폼이 잘 결합된다면 경쟁력 또한 배가될 것"고 강조했다.

게다가 넥슨재팬이 일본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캐주얼 댄싱 게임인 ’댄싱 파라다이스’(한국 서비스명 ’오디션’)에는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여성이나 중고교생들의 기대가 컸다. 수학여행으로 부산을 다녀왔다는 중학생 와타나베 사유리 양(16)은 "좋아하는 음악을 즐길 수 있고 스텝을 밟는 느낌도 전해져 얼마전 한국 PC방에서 ’오디션’을 처음 접한 이후 흠뻑 빠졌다"며 "일본에서도 즐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모리카와 NHN재팬 부사장은 "콘솔 게임에 익숙한 일본인들에게 온라인 게임이란 새로운 플랫폼을 심어주는 게 선행 과제였다면 이제는 재미를 담은 콘텐츠로 승부를 펼쳐야 한다"며 "인터넷 브로드 밴드의 보급 확대에 맞춰 온라인 게임 시장 전체를 더욱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김수길 기자 sugiru@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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