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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역대 최강 환경규제 시행…정부 대책마련 고심

최종수정 2007.04.17 07:00 기사입력 2007.04.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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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발효를 앞둔 유럽연합(EU)의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로 국내 산업계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됐다. REACH는 지금까지의 국제 환경규제 중 가장 강력한 무역장벽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산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경부 등 11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EU 신화학물질관리제도 대응 종합추진계획’을 마련했다고 16일 밝혔다.

그러나 정부 대책이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직접적인 자금 지원 대신 화학물질 전문 시험기관(GLP) 지원ㆍ육성이나 REACH 관련 교육ㆍ홍보 강화 등 간접 지원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 국내 산업계 ’REACH’ 비상

REACH 도입에 따라 대 EU 수출기업들은 제품에 사용되는 모든 화학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일단 내년 11월까지로 예정된 사전등록 기간까지 사용 중인 화학물질의 종류, 용도, 이용계획 등 기본적인 정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 사전등록 기한 내에 등록하지 않은 기업은 대 EU 수출이 불가능해진다.

이후 본등록은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지며 이때 해당 화학물질의 유해성 검사 결과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등록비용만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유해물질로 판명된 화학물질에 대해서는 사용이 금지될 뿐 아니라 의무적으로 대체물질을 개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대 EU 수출을 포기하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화학물질 1건당 1600만원∼20억원에 이르는 유해성 시험 비용과 원가상승(5∼10%)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체 대 EU 수출기업 중 3분의 1 이상이 수출 포기 의사를 밝히고 있다.

◇ ’뾰족한 수’ 없는 정부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획기적인 대응책은 나오기 힘든 실정이다.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절실하지만 여의치 않다. 수출 보조금으로 여겨져 무역 보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선 화학물질 시험 전문기관(GLP)을 확충하는데 주력키로 했다. 이미 3000억원의 지원 비용을 중기재정계획(2008년∼2011년)에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REACH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공인 기관의 유해성 시험 자료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국내 GLP는 8곳에 불과하다. 이웃 일본은 GLP는 100여 곳에 이른다.

정부는 국내 산업계가 대응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REACH 관련 교육ㆍ홍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CEO 및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세미나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관련 업체 간 정보 교류를 위해 ’산업계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 한-EU FTA 환경 협상 대비해야

환경 협상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최대 난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EU는 외국 기업들에 대해 미국보다 훨씬 엄격한 환경 기준 적용하고 있다.

FTA 환경협상에서도 EU는 더욱 강화된 환경기준을 요구할 것이다. 환경규제를 대 한국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지렛대로 이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EU 무역흑자는 183억 달러에 달했다.

정부는 EU의 고강도 환경 규제에 대해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EU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가는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다.

문제는 EU의 환경관련 기준들이 최상위 법규(Regulation)라는 점이다. 예컨데 새로 발효되는 REACH는 EU 회원국이라면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FTA 협상을 통해 법규를 개정하기란 쉽지 않다. 한-EU 환경협상이 난제로 꼽히는 이유다.

환경부 REACH 대응추진기획단 관계자는 "협상을 통해 EU의 환경규제를 완화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산업계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환경 비용 절감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보다 합리적인 대응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haohan@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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