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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롯된 민족주의 분쟁의 소용돌이

최종수정 2007.04.15 18:00 기사입력 2007.04.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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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에 실천 수반되지 않으면 진정성 의심받게 마련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는 역사의 왜곡은 배타적 민족주의와 국수주의를 가져오고 나라와 지역을 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외교통상부 산하 비영리 재단법인인 동아시아재단이 발간하는 영문저널 ’글로벌 아시아’에 실은 특별기고문에서 "일본이 그간 보여온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뜻을 그대로 수용한다 하더라도 그에 상응한 실천이 수반되지 않으면 진정성이 의심받게 마련"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일본 스스로 양식과 합리적 지혜로 과거사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믿어 이 문제를 공식 의제나 쟁점으로 제기하지 않았지만 그런 기대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일본이 그간 보여온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뜻을 그대로 수용한다 하더라도 그 상응한 실천이 수반되지 않으면 진정성이 의심받게 마련이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최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공개적인 부인처럼 그간의 반성마저 뒤집는 언행이 어찌 우리 국민 마음만을 불편하게 했겠느냐"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비판을 제기하는 것은 일본의 이런 움직임이 인류 보편적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고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일부에서는 내가 일본과의 역사 문제를 빌미로 국내정치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으려 한다고 비판한 바 있지만 이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지도자의 덕목은 과거를 직시해 잘못된 과거를 밝히고 오늘의 교훈으로 삼는 동시에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으며, 역사 왜곡은 반목과 불신의 악순환을 가져와 우리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발전과정은 동북아지역의 미래에 많은 시사를 주고 있다"며 "그들은 일찍이 이성적 성찰을 통해 민주주의를 발명한 사람들답게 전쟁의 역사로부터 새로운 교훈을 얻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많은 학자들이 21세기는 태평양 혹은 동북아 시대라고 하는데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제, "민주주의가 국내 차원의 공존의 지혜라면 EU는 국제적 차원에서 최고 수준의 공존의 지혜"라며 "그런 점에서 평화와 협력을 통해 공존의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는 EU는 여전히 세계 문명의 중심지"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공동체 건설을 위해서는 ▲경제적 협력과 통합의 새로운 질서 구축 ▲동북아에 다자안보협력 체제 구축 ▲동북아 공동체 형성에 있어 미국의 역할론 ▲과거 역사 직시와 역사인식에 대한 공통의 토대 마련이라는 4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동북아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첨예한 경쟁관계를 완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역내 분업질서 모색을 위해 보다 제도화된 협력과 통합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통화금융, 자유무역협정(FTA), 에너지, 교통물류, 환경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규현 기자 ghyang@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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