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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제2의 용’ 베트남 <中> 거품논란 베트남증시 “그래도 뜬다”

최종수정 2007.04.13 12:00 기사입력 2007.04.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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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말 하노이증권거래소는 투자자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건설자재업체인 CMC의 기업공개(IPO)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는 마치 스포츠 경기장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이 넘쳤다. 

IPO 결과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일제히 전광판에 집중됐고 업무 처리에 분주한 거래소 직원들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결국 이날 더치옥션스타일(최저입찰가격을 제시하고 높은 가격 순으로 낙찰 받는 방식)로 이뤄진 경매에서 떨어진 투자자들은 아쉬움을 남긴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베트남에 불고 있는 ‘주식 열풍’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기업공개(IPO)가 진행되고 있는 하노이증권거래소 전경. 투자자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베트남인들의 주식시장 참여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하노이 성인 3분의2가 한번 쯤 주식에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베트남증시의 전망은 밝습니다”

하노이증권거래소의 부엉티탄탐 사무관은 연평균 8%대를 넘나드는 경제성장과 함께 베트남증시의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래소에서 CMC의 입찰에 참여한 응웬홍한 씨는 “나처럼 장사로 먹고 사는 사람은 주식에 대해 잘 모르지만 주변에 주식투자로 큰돈을 버는 사람을 많이 봤다”면서 “웬만한 여윳돈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주식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에 투자해서 수익을 봤냐고 묻자 “지난해 종자돈 1000만동(약 60만원)을 투자해 두 배 이상을 벌었다”며 밝게 웃었다.

◆PER 70배 육박, 거품논란 한창...“장기전망 밝다“=베트남 주식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호찌민증권거래소는 지난 2000년 7월에 첫 거래를 시작했고 하노이증권거래소는 2005년 3월 개장했다. 베트남증시의 역사는 만으로 7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증시의 움직임은 선진시장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호찌민증권거래소의 벤치마크인 VN지수의 상승폭은 150%에 육박했다. 시가총액은 30배로 늘었다. 지수 상승폭만 놓고 본다면 투자자들은 평균 2배 이상을 벌어들였다는 말이다. 

베트남증시를 밝게 보는 전문가들은 지금 베트남증시에 투자해도 늦지 않았다고 말한다. 베트남증시를 평가할 때 현재 주가가치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김승환 호찌민사무소장은 “성장가능성을 놓고 우량기업을 선점한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할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조정을 겪을 가능성은 높지만 장기적으로 성장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구상 골든브릿지 하노이 법인장은 “기술적으로만 보면 베트남증시의 시가총액 상위 20대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70배에 달한다”면서 “단기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분명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 증시 선진화 의지 강해 “올해 시가총액 ‘200억달러로 키울 것”=정부 차원에서 증권시장 선진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증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베트남 증권당국은 올해 안에 증시 시가총액을 연초대비 30% 이상 증가한 200억달러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70여개의 국영기업 상장을 계획 중이다.

증시에 거품논란이 일고 있는 주요 원인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린다는 것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조치는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켜 거품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문가들 역시 시장에 공급물량을 늘리는 것이 베트남증시의 거품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호찌민증권거래소 전경. 베트남 증권 당국은 올해 안에 선진 증권전산거래 시스템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이공증권의 응웬홍남 부사장은 “공급을 늘리면 시장의 물량 부족과 거품을 억제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 된다”면서 “국영기업의 상장을 통해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고 자본시장의 선진화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짧은 증시 역사를 반영하듯 증시 운용에 있어 시행착오가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거래 관련 규정도 강화되고 있다. 우선 신용기관이 자사의 증권 계열사에 대출을 못하게 했으며 은행이 증권 자회사에 대출을 제공할 때는 운영자산의 10% 이하로 규제하고 타 증권사에 대해서는 2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당국은 장기적으로 호찌민증권거래소는 대형주 중심의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하노이증권거래소는 현재와 같이 중소형주와 채권 발행을 진행하는 장외시장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거래소별로 장점을 특화해 선진 금융시장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불투명한 금융시장은 부담, 증시가 자금세탁소라는 설도=일각에서는 베트남이 고성장을 구가하며 글로벌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먼저 금융시장 시스템이 투명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골든브릿지의 문구상 법인장은 “베트남 지하경제가 실질경제의 2배에 달한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선진국처럼 지표상으로 베트남 경제를 평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의 성격이 불명확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성훈 호찌민무역관장은 “베트남증시가 자금 세탁소라는 설도 있다”면서 “현지인들은 부패한 관리와 해외 교포들의 자금 세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특성상 성장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지만 주가가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은 분명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호찌민증권거래소의 벤치마크인 VN지수는 지난 3월12일 1200선에 접근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등락을 거듭, 최근까지 10%가 넘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올들어 30%가 넘게 오른 상태다. 

   
 
최근 1년간 VN지수 추이. <출처: 사이공증권>
 

베트남최대 자산운용사인 드래곤캐피탈의 빌 스툽스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주가 고평가 논란은 지난해부터 있어 왔다”면서 “문제는 시장이 이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역외펀드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자금이 일시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하노이·호찌민=민태성 순회특파원 tsmin@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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