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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미 FTA 손익계산서

최종수정 2007.04.06 12:30 기사입력 2007.04.0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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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의원(국회의원, 서울 서초갑)

   
 
 
제2의 개항, 그 막이 올랐다. 

'한미 FTA타결 찬성여론 60%, 노대통령 지지도 20개월만에 최고치'라는 화려한 팡파레를 울리면서. 

개방이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연이 되어 버린 세계화시대에 개방의 물꼬를 텄다는 점을 평가절하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제는 개방의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해 향후 남은 일정동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짚어보아야 할 시점이라는 차원에서 화려한 팡파레에 가려져 있는 한미 FTA의 음영들도 함께 들여다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선, 정부는 한미FTA로 인한 이득뿐 아니라 손실도 국민들에게 솔직히 그리고 소상히 알려야 한다. 

지금까지는 한미 FTA로 인한 이득을 홍보 하는데는 열심이었지만 손실을 제대로 알리는 데는 미흡했다.

예를 들면, 의약품의 경우 미국제약회사가 발명한 신약의 특허기간을 5년 연장해 주고 지적재산권을 강화했다. 

약효는 동등하지만 약값은 상당히 저렴했던 국산 유사의약품 사용이 앞으로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 오리지날 약값을 건강보험에서 낮게 설정하면 미국 제약회사가 독립적으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었기 때문에 미국 오리지날 신약 값도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한미 FTA 의약분야 협상으로 결국 국민들이 부담하는 약값이 얼마나 오를 지, 건강보험료가 얼마나 오를지에 대해서 정부는 솔직히 답해야 한다.

이것 때문에 국민 부담이 10조 원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의료단체의 추산이 현실화될까봐 국민들은 걱정하고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생산한 우리 승용차를 미국에 수출할 때 물어야 되는 2.5%의 관세를 소형차(3000cc이하)에 대해서는 없애주기로 했기 때문에 한 대당 약 25-30만원의 수출경쟁력이 생겼다는 이득 부분은 정부가 많이 홍보했다. 

그러나 그 댓가로 미국이 요구한 자동차 세제를 개편하면 조세수입이 약 4조원 줄어든다는데 줄어든 조세수입을 누가 어떤 세금을 얼마나 더 내서 메울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답변은 없다. 

농업의 경우 개방에서 예외로 처리된 쌀과 5대 민감품목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부가 신뢰할만한 추정치를 먼저 내놓아야 한다.

피해규모에 대해 농민단체와 학자들 사이에 큰 폭의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지원방식은 물론 지원규모조차 논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은, 한미 FTA의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구조조정원칙을 수립해야 한다. 

한미 FTA를 통해 기대하는 중요한 이득은 경제시스템의 선진화를 통한 경쟁력제고이다. 

개방이 국가경제 전체의 경쟁력은 높이지만 일부 경쟁력이 취약한 기업과 산업의 도태를 동반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원이 불가피하다. 

지원의 초점은 개별 기업의 회생이 아니라 산업전체의 원할한 구조조정에 맞춰져야한다. 

개별 기업의 회생에 초점을 맞추면 떼쓰는 사람들에 대한 퍼주기식 지원으로 전락하고 현재 운영하고 있는 무역조정지원제도 처럼 산업의 구조조정은 유도하지도 못한 채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퇴출되어야 할 기업을 예산지원으로 연명시킨다면 국민의 혈세로 구조조정을 역행시키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농업에 대한 지원도 마찬가지다. 

지원예산은 충분히 책정하되, 수급요건은 구조조정 노력을 가시화할 때 지원하는 것으로 사전에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수백조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농업부문의 경쟁력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과거의 전례를 답습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은 한미 FTA가 될 것이다. 

개방자체가 능사는 아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개방하느냐라는 사실은 구한말의 첫 번째 개항에서 뼈저리게 체험하지 않았는가? 

'샌드위치 코리아에서 FTA 허브', '협상성적표 A+', '한국경제 단비'등과 같이 한미 FTA 타결자체만으로도 마치 자동 선진국이 되는 것처럼 선동하던 열기를 잠시 식히고, 이제는 차분하게 후속조치들을 마련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첫 번째 개항이 재앙이었다면 제2의 개항은 축복이 되도록.

<저작권자 ⓒ '오피니언 리더의 on-off 통합신문'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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