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다시뛰는 삼성전자]"디자인의 70%는 CEO의 결정력에 달려있다"

최종수정 2007.04.05 07:00 기사입력 2007.04.05 07:00

댓글쓰기

삼성 디자인연구센터 김영준 연구소장

   
 
김영준 삼성전자 디자인연구센터 상무
 
"디자인의 70%는 CEO의 결정력에 달려있다"

삼성전자에서 출시되는 모든 제품의 디자인을 결정하는 디자인연구센터 김영준(연구소장) 상무는 "CEO가 디자인을 얼마나 인정해 주느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나게 차이난다"며 디자인을 선별할수 있는 시각을 강조했다. 

일례로 최지성 사장 진두지휘아래 보르도 TV가 개발될 당시 제품두께가 280mm로 디자인보다 두껍게 나오자 최 사장이 금형을 과감히 버리고 원래대로 날씬하게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김 상무는 "당시 금형값만 20~30억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보르도 TV 디자인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첫 금형대로 280mm두께로 출시했다면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시야'와 성공할 디자인 판단에 따른 '추진력'을 갖춘 CEO가 있다면 그 제품은 70% 이상의 성공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전세계 1위를 기록한 '보르도 TV'는 디자인연구센터가 선보인 최고의 대박 상품.

김 상무는 "보르도 TV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디자인으로 형상화시켜 성공한 사례"라며 "23~25kg에 달하는 무거운 LCD TV를 가볍게 보이기 위해 경복궁 근정전의 지붕 모양을 본떠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보르도 TV가 와인잔을 닮았다는 것은 유럽사람들에게 쉽게 인식되도록 소개한 마케팅 전략이었다"고 귀뜸했다. 

그는 "'보르도 TV'의 출시는 기존에 소니, 샤프가  TV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터뜨린 대형사고"라며 "기능은 이미 갖춰진 상황에서 장식성으로 승부수를 던져 선세계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이 10여년째 강조하고 있는 '디자인 혁명'에 정확히 부합되는 제품이다. 정체성을 잘 찾아 디자인으로 승화시켜 제품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에 제품이 출시되야 실패인지 성공인지 알수 있다'는 김 상무의 말처럼 디자인연구센터는 제품이 소비자에게 첫선을 보이기까지 피를 말리는 두뇌싸움을 벌여야 한다. 

김 상무는 "한국과 일본은 민족성이 다르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강점은 '반복성'을 싫어한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한국이 IT 강국이 된 것 역시 반복을 싫어하는 '창조성'이 발휘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창조성은 늘 새로운 디자인을 갈망한다. 전자제품이 아닌 패션의 일부로 자리잡은 휴대폰의 디자인 생명은 3개월. 늘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얼리어답터의 등장으로 디자인센터에서는 몇 분기를 앞질러 새로운 휴대폰을 선보일 준비를 해야 한다. 

삼성전자 디자인에 대해 MIT대 존 마이다 교수는 "일본 디자인은 완벽하다. 그래서 짜증난다. 반면 삼성전자의 디자인은 인간적이며 휴머니티가 있다"고 평가했다. 

'사람도 인간적이어야 친화력이 있듯이 제품이 인간적이어야 성공할수 있다'는 삼성의 디자인 방향과 부합되는 평가다. 

김 상무는 "일본도 최근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을 새롭게 부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오는 2010년이면 일본과 한국이 치열한 디자인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해 디자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실제로 일본 전자업계는 최근들어 한국제품 디자인을 관찰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최근 선보인 일본산 TV제품들에서도 보르도 TV와 유사한 느낌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유은정기자 apple@akn.co.kr
<ⓒ '오피니언 리더의 on-off 통합신문' 아시아경제>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