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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시각] 정몽구 회장이 진 빚

최종수정 2007.04.04 12:30 기사입력 2007.04.0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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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됨에 따라 온 나라가 시끄럽다. 한 쪽에서는 환영하고 다른 편에서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들도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비준안의 국회 통과 과정에서도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FTA로 가장 혜택을 입는 산업은 자동차다. 특히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에 총 53만5000대의 자동차를 수출해 앞으로 상당한 이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당장 2.5% 관세 인하효과를 누릴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톱5'로 도약한다는 계획에도 힘이 실렸다.
 
하지만 다른 산업은 큰 어려움을 맞게 됐다. 농업과 축산업은 미국산 농산물과 육류의 수입으로 고사 위기를 맞을 수도 있고, 제약ㆍ영화 등도 시장개방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한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시장을 개방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하는 것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더라도 한ㆍ미 FTA 체결은 많은 국민들의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현대ㆍ기아차는 큰 빚을 지게 됐다. 농민들의 피땀을 댓가로 자동차를 팔 수 있는 협상을 정부가 마무리했고, 국민들이 여기에 동의해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빚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되는 이들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지는 것이다.
 
그동안 현대ㆍ기아차는 밤낮 없는 자동차 기술개발을 통해 품질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해외시장 곳곳에서 신시장 개척을 위해 뛰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국내에서는 고용창출과 경제성장에 적지않은 기여를 해왔다.
 
이에도 불구 최근 현대ㆍ기아차가 보여준 모습은 국민들을 많이 실망시켰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지난해 비자금 사건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고, 노조는 툭 하면 파업을 벌여 협력업체와 국가경제의 숨통을 죄었다.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지만 여전히 현대ㆍ기아차가 가야할 길은 멀다. 미국시장에 나가서 단순히 돈만 많이 벌어오는 것이 대수가 아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에 매진해야 한다. 투명한 경영과 노사협력문화를 만들어 존경받는 기업이 돼야 하고 고용 창출과 사회공헌활동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여러 나라와 속속 FTA를 체결할 계획이다. 이 와중에 현대ㆍ기아차는 적지 않은 덕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어떤 이는 피해를 입게 된다.
 
현대ㆍ기아차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부심이다. 한국 자동차산업, 나아가 한국 경제를 짊어질 현대ㆍ기아차의 어깨가 한미 FTA 타결로 더욱 무거워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영주 산업부 차장 yjcho@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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